초록바람 풍경소리

풍경소리 825

10년만의 낚시

이곳 소토골을 언제든지 드나드는 조카 아이들, 처음에야 그저 산 밖에 없는 주변 경관에 만족해서 도시에서는 쉽게 할 수 없는 삼겹살 구이 라든지 샘가에서의 돗자리 저녘 식사에 만족 하더니만 차츰 주변을 둘러 보기 시작 하면서 쪼끔씩 요구 사항들이 늘어지고 광범위 해 집니다 어제는 그 요구 사항 중의 하나인 낚시를 하기로 하였습니다 도시살이 중에야 밋밋하고 할 일 없는 휴일, 툭하면 낚시 가방 둘러 메고 주변의 낚시터를 돌아치다가 이곳 치악으로 터전을 옮긴 뒤로는 집 지으랴 농사 지으랴 짬이 없었지요 이렇게 지난 세월이 훌쩍 10년이니 낚시 장비 모두가 창고 안에서 묵은 먼지를 뒤집어 쓴채 골동품이 되어 있습니다 꺼내서 먼지 털고 대충 손질하고... 일전에 다녀 온 엄둔골 입구의 서마니강 물막이 보를 찾아..

풍경소리 2006.06.01

길 없는 곳까지 오르기

"아무래도 자주 먹는 채소들은 집 가까운 곳에 있어야 되지 않겠어?" 아내의 이론이라면 억지가 되었든 어쨌든 무조건 동조 찬양 하기로 하였으니 이론이 없지... 집 뒤의 너른 밭은 아직도 잠에 빠져 있는데 코딱지 만한 마당가만 헤비고 있다 만만 하니까... 올 여름 파만 파 먹으면 되겠다 오뉴월 개팔자를 구가하고 있는 두녀석들, 제법 어른티를 내는 삼월이 녀석이 새로온 녀석 찔레를 만나 장난감 문제가 해결 되었다 먹고 자는 일 외에는 별 관심 없는 찔레 녀석 겨우 한다는 짓이 새볔 마당가 풀 뽑는 일에 훼방 놓기 이거나 새참으로 받아 둔 빵조각 훔쳐 먹기 등 등... 종합 노가다의 진수 삼주 전에 자리를 옮긴 수도 마무리 공사를 한다 벽돌을 반듯하게 쌓아 볼까 하다가 마을 앞 개울에서 줏어 온 울퉁 불퉁..

풍경소리 2006.05.22

그 사람

미친놈이 곰 잡는다고 우리가 그랬다 건축이란 것을 아주 아주 아주 간단하게 요약 정리하여 바닥이 반듯하게 있고 벽체가 반듯하게 서고 지붕이 덮여 있으면...집 이다...끝 요로케 초 간편하게 정리된 생각만으로 들이 덤볐으니 돈 때움 반 몸 때움 반 집이 되어 가는 만큼 하늘 색깔이 노르스름하게 변해 가더니 급기야는 아내와 교대로 병원 응급실을 실려 다니기 시작했다 그리고도 일은 계속하여 ing...상태인지라 이제는 서로의 눈빛을 보거나 전화 목소리 상태 만으로도 배터리의 잔량을 확인 할 수 있는 경지에 이르게 되었다 이렇게 바닥난 체력을 음식으로 보전 하는 방법을 찾아 낸 것이 고개 넘어 백옥식당 이었다 물론 보신탕 집 이었다 우리 둘은 원래 이쪽엔 별 관심이 없어서 주변에 흔한 보신 애호가들 처럼 개 ..

풍경소리 2006.05.17

엎그레이드를 해 볼라꼬?

넉넉한 봄비 내리신 뒤에 문디 콧구멍 처럼 인색한 봄은 이제 떠났는지 햇살이 따갑다 그 햇살에 홀려 일 없이 장판엘 나섰다 떠났다고 억지를 부려봐도 아직은 봄의 끝자락 신발 있는 사람들 몽땅, 반팔 차림으로 장거리 요란하다 겨울을 털어 버린 씨앗들 묘종들... 생선하고 신발이 이웃해서 떠리로 팔려 나가고 다릿심 좋게 또박 걸음을 걷던 돼지 족발이 양념되어 썰리고 하늘 향해 싱싱하던 두릅 순이며 엄나무 순들이 굴비처럼 엮여서 팔리고 공중 변소 영감님이 느릿 느릿 동전을 세고 있고 "자 싱싱한 생선이 쌉니다 싱싱하지 않으면 114로 신고 하세요~" 엉터리 생선 장수 총각이 삼월이 머릿단 처럼 긴 갈치를 팔고 있고... 올챙이 국시를 파는 할머니 앞에 올챙이 국시 그릇 하나씩을 끌어 안은 사람들 물 빠진 웅덩..

풍경소리 2006.05.0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