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록바람 풍경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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뜨락 가을,

#.마당가변변치 않은 고로쇠 나뭇잎이시월 햇빛을 흠뻑 마신 뒤노을빛으로 불콰하니#.메뚜기 이마빡 만한산골 누옥의 마당조차마땅히 가을이다.#.뒷 산 정수리가 지난여름을 걷어 낸 자리마다 바람 길을 마련한 뒤새로이 겨울 이정표를 세웠다.#. 아무리 동 동 거려도어느 날 불쑥 점령군처럼 들어서는 겨울,#. 김장을 위해무 배추 밭 곁에쪽파를 심고갓을 심었으나이 가을 여린 초록에 목젖이 늘어져갓도 쪽파도 툭하면 머리채가 뽑히는지라 #.어느 날 불쑥이른 김장을 하겠노라는 아내의 선언,#. 이 산꼬댕이에싱싱한 새우와 가리비와 굴이 신청한 지 하룻만에 당도할 수 있다는기적 같은 세월,#.가끔의 김치소에서오래된 연애편지 같은 나뭇잎이 나오기도 하는 내 집 김장은,지난 시간들 조차 양념이 된다.#.그 맛,손 맛뿐이랴~

소토골 일기 05:42:21

시월 넋두리,

#. 너무 맑아서시린 푸름,#.그래서바람도 시리고이슬도 시리고가슴도 시리다.#. 저 푸름 아래서가뭄을 얘기하는 건쪼끔불경이다.#.두서없이 책을 펴 들어예수를 만나고노자와 무릎 맞댐을 하고노는 길에나가르주나 까지 불러 중론의 희론으로 낙낙하다#. 이슬 담뿍한 밭에 올라도둑질 하듯여린 갓 세 개,쪽파 한 줌을 뜨락 샘물로 씻어산짐승의 한끼 같은 아침상을 받들었다.#. 또 한 바퀴도시 나들이를 궁리한다.#.가신 이의 주선으로산 사람들이 모이는 일,#.축문으로維歲次하여우리 모두 한 자리를 만드는 일이 되돌아왔을 뿐, #.세월의 모서리는 자꾸 예리해져서베인 얼굴마다 깊어지는음각의 주름,#.살아 있는 오늘을애써사랑할 진저,

풍경소리 2026.10.10

가을 일과,

#. 하늘이참 푸르다.#. 일 사이 사이 쉬는 시간을 만들어자주하늘바라기를 하며#.동동 헛걸음으로 겨울 준비를 한다.#.이것도 하고저것도 해서어깨허리팔뚝지오금이 아프도록 많은 일을 했는데정작 일 끝낸 자리를 둘러보면뭘 했는지뭐가 정갈해진 건지모르겠다.#.그래서산골이다.#. 산 그림자 길게 눕고서 산눈시울이 붉은 시간,#.가을은조금 서럽다.#.또조금 서러워야 가을이다.#.해 질 무렵 어둠 보다 먼저 밀려든시린 고요 가득한 누옥,#.그 어둠 속에서의초저녁 잠,

소토골 일기 2026.10.0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