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록바람 풍경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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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월 또는 9월,

#.폭우와 폭염으로 버무려진 여름은팔월과 구월의 이음날들 마저 질척하게 적시고 있었다#.보드에 써 놓았던 서른 하루의 날 들과 일 들을 모두 지웠다#.계획되었거나더러는 불쑥 생겨진 일들이 빼곡하니빈한한 백수의 날들이 참 고단 했구나#.초록으로 빼곡했던 숲들이조금씩 헐렁해져서숲 사이 숨길이 생기고 그 길로 다시 계절이 흐르고...#.맨 손 신공으로 버르장머리 없는 모기를오만오천 하고도 오백 마리쯤 잡고 하루에 삼 만 하고도 세 번 넘게뒷 산을 걸어 내려온 뜰아래 샘물로 한데 목간을 하고일 같지 않은 일로 땀에 흠뻑 젖은 옷을 백만 번쯤 빨고삼천대천의 넓이로 느껴지는 마당의 풀을 베고 또 베는 사이 #.구월이 되고아침 저녁 바람결이 제법 시리게 느껴지니여름은무엇하러 그토록 더웠나... 싶다.#.어깨가 결려서..

소토골 일기 2026.08.31

세월,

#. 내일 또 내일조금 더 조금 더..로 이어진 게으름의 누적치는 훌쩍 세 달을 넘기고 말아서더러갑작스런 침잠을 성토하는 이와나자빠진 블로그의 멱살을 잡아 흔드는 이가 있었다.#. 환상이 소거 되고도 여전히 남겨진 혼돈의 잔재, 사람의 한 생이란 참 가볍기도 해서칠십 평생 제 안에 갇혀 살던 이가 훌쩍 세상을 떠난 날,#.화장장을 찾아 가던 길엔우산 하나로 견디기 힘들 만큼의 비가 내려서유구와 아산 언저리의 낯선 이정표들은 하염없이 비에 젖고신고의 한 평생을 건넌 몸뚱이 하나가 한 줌 재로 변하는데 걸린 시간은불과 한 시간 남짓,여전히비가 내리고...#.그이의 한 생애 동안뼛속 깊이 아로새겨졌던아픔, 슬픔 그렇게 유리조각 같은 기억들도이제는 재가 되었을까?#. 살아 생전 견고한 자기 틀에 갇혀 있던 이..

풍경소리 2026.08.30

진공의 계절,

#.아침엔 춥고한 낮엔 머리가 벗어질 것 같은 더위의부조리한 계절,#.초록 그늘에서뭉근한 단내가 느껴지니이미 여름이다#. 툭 하면 손에 들었던 농구나 도구들을어디 두었는지 몰라 헤매게 되는기억의 골다공 증세,#.하여눈에 띄는대로 발에 밟히는대로 바로바로 제자리를 찾아 돌려놓고 있음에도번번이 잊어버리고 맴 돌게 되니내 의식보다 더 복잡한 일상을 살고 있는 걸까?#. 몇 번의 비는 작물들에겐 그저 그 턱 이건만풀들은 껑충 까치걸음을 하여 치솟기 시작했으므로#.예초기를 가동하여 베거나쪼그림 자세로 밭고랑 풀을 뽑는 새환청 같은 뻐꾸기 소리, 들,#.간간히 지나는 바람에 흔들리는나뭇잎들만 유일한 동사가 되는정물의 산골 마을,#.넋 놓고이 정경에 빠져 있다가는질식하게 될 것 같은적막의 고요,#.백당도작약도화려했던..

소토골 일기 2026.05.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