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록바람 풍경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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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 봄,

#. 산골짜기에도 드디어 꽃이 피었다. #. 그토록 기다리던 봄이 피었다. #. 자꾸 황송하다. #. 부리 노란 아이들의 지시어가 있었다 "내 밭을 만들어 주세요" #. 무상 경운 무상 관리 원격 파종 무상 사랑의 번외 농사, #. 참 개떡 같은 농장, #. 일찌감치 밭은 갈아 놓았으나 새로 신청한 관리기가 산골 꽃 보다 늦게 도착하는 바람에 감자 심기가 늦었다. #. 늦게 캐면 되겠거니· · · #. 재 넘어 작은 도시로 들어서는 개천변에 벚꽃들이 팝콘처럼 터지기 시작했으나 #. 어깨 팔뚝지 발등마다 목장 풀밭에 쇠똥 널리듯 매달린 이런 일 저런 일 · · · 들 · · · #. 얼른 끝내고 떨어져 누운 꽃 잎 베고 누워 늙어 빠진 봄처녀와 히히덕 수다하여야겠다.

소토골 일기 2024.04.05

겨울 몽니,

#. 산골 음지엔 여전히 겨울의 송곳니 같은 잔설이 남아 있고도 비 오시는 틈새 간간이 섞여 내리는 눈, #. 겨울의 몽니 이거나 봄의 게으름 이거나 #. 그런 중에도 제 안에 한가득 봄을 끌어 안은채 팽팽하게 인내하는 꽃 몽우리 하나, #. 징검 징검 내리는 비 틈새 동안거에 들었던 경운기를 깨워 이제 그만 밭을 갈 참인데 앞동네 아우가 트랙터를 몰고 올라와서는 잠깐의 맴돌기 끝에 모난 돌이 지천인 산골짜기 따비밭을 곱게도 갈아 놓았다. #. 집 들어서기 바쁘게 '술부터 한잔' 달라던 그의 술빨은 술을 끊든가 목숨을 끊든가...의 극단 처방에 결국 차 한잔을 술 처럼 마시되 술 처럼 취하지는 않는 상황을 감지덕지 끌어안고 살게 되었다. #. 처음엔 꼬소하던 마음이 점차 딱한 마음이 되어 다 낫거든 기념..

소토골 일기 2024.03.30

춘분설,

#. 홀로의 점심, 아침 후 남아 있던 팽이버섯 소고기 볶음에 선사시대 부터 냉장고에 들어있던 가락국수 사리와 그렇지 봄 이로구나 윗 밭에 올라 냉이 다섯 뿌리 씻어 짬뽕하여 버무려진 맛, #. 스스로 이름하여 환장적 봄 맛 이거나 세상의 모든 맛을 지배할 전대미문의 창조적 한 끼! #. 춘분에 털썩 눈이 내렸다 겨울 가기도 힘들고 봄 오기도 힘든 산꼬댕이~ #. 새로운 환경 부적응 증세가 있는 4학년과 새로운 환경 찰떡 적응 증세가 있는 1학년이 손 잡고가는 환상의 등교, #. 앞에 가는 1학년과 뒤에 가는 4학년, 하늘 조차도 알쏭 하시도다^^ #. 묵은 밭의 마른풀들을 말끔히 걷어내고 거름을 올려서 펴고 빗질하듯 경운 하는 일, #. 해마다 이맘때쯤이면 농사 본능이 작동하여 배터리 새로 끼운 장난감..

소토골 일기 2024.03.2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