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며칠의 비 끝에 밭고랑의 풀들은 맘껏 품 벌려 겨우 제 힘으로 일어서는 작물들을 끌어안을 기세이므로 게으름의 근육을 모두 채근하여 괭이 하나 들고 풀 뽑기, #. 땀방울 방울이 영글어 고른 치열 같은 옥수수 알갱이가 될 것이다. #. 꼼수 없는 성실한 미련, #. 무던하거나 때론 미련하게, #. 지붕과 반자 사이에서 태어 난 꺼뭉이의 새끼들은 밤 눈 어두운 녀석들인지 하필이면 내부장식용 벽 틈새로 빠져 밤 깊은 시간의 SOS, #. 유월 맞이가 제법 소란했다. #. 감자는 꽃을 피우고 고추는 별빛으로도 자라기 시작했으므로 날라리 농사꾼의 밭에도 찰진 초록이 무성 하겠다. #. 농사는 되짚어 보는 일이 아니다 작물도 사람도 함께 자라는 일이다. #. 그러므로 지난해 게으름으로 망친 이런저런 일들은 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