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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처 사 후 개혁파와 상좌부의 분열에 의한
Samgha bheda(상가 분열)로 소승과 대승으로 부파 된 이야기들을
마음 가득 담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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몇 달간 빠져 있던 밀린다왕문 경을 덮고
다시
아육왕 경으로 바꾸기로 결의했으므로
우리 모두 소만큼씩 먹고 헤어 진 오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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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에 거의 이를 무렵
아내는 배가 아프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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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게 발단이 되어
두 곳의 병원을 헤맨 끝에
한밤중의 긴급 수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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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주변의 중요한 것들은 모두
한 글자의 이름을 갖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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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하자면
물, 밥, 해, 달, 별... 등 등 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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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비를 미련스럽게 견딘 결과
장 안에 수 일을 갇혀 있던 숙변의 내란이 있어
결국은
천공으로 이어진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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똥조차
한 글자로 된 중요함을 새삼 깨닫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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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새삼스런 깨우침의 결과는
밥 하기
청소하기
빨래하기
에트쎄터러의 온갖 집안일을 떠맡은 외에도
공손하게 병 수발 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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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호자 의자를 접지 못 해 쩔쩔매는 등 뒤에서
딸아이가 한마디 했다
"환자만 했지 보호자 노릇은 처음 이구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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콩 볶듯 요란한 이 꼴을 지켜보던
조카딸인 쌍둥 엄마가 간병을 전담하겠다고
뛰어들긴 했으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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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전히
심란한 봄날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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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이 피는지
세월이 가는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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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슬 아슬
무럭 무럭
늙어가는 날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