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록바람 풍경소리

소토골 일기

부지깽이 농사,

햇꿈둥지 2025. 5. 6. 05:08

 

#. 
이파(입하) Day,
일손을 돕겠노라고 아이들이 우르르 내려왔다.

#.
5학년
2학년과 함께 옥수수와 고추 모종을 심고

#. 
천방과 지축의 유치원생 둘과 더불어
오이와 토마토를 심었다.

#.
뿌리를 땅에 심은 건지
아니면
하늘에 심은 건지,

#. 
아침 이른 시간
이슬이 함초롬한 산 밑 고사리 밭 까지 쫓아 온
다섯 살 예온이의 고사리 체험,

#.
고사리 손에 들린
진짜 고사리,

#.
5학년의 어린이날 선물은
'내가 알아서 살 테니 얼마를 주면 된다'는 일방 요구,

#.
산골 누옥조차 연휴 동안 화들짝 하여
아픈 아내와
정신없는 나는
잠시 화양연화의 시간을 보냈다.

#.
위태로운 비틀 걸음이거니
산꼬댕이 비탈진 밭에는
이제 빈자리 없이 빼곡히 심어졌으므로

#. 
올 농사는
과연
부지깽이들의 힘을 빌어
거룩한 농사가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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