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록바람 풍경소리

소토골 일기

세상 엿보기,

햇꿈둥지 2025. 5. 20. 04:26

 

#. 
아직 어두운 시간에 일어나면
먼저 컴퓨터 앞에 앉아
산골 허공에 손구멍을 내어 세상 엿보기,

#.
제법 농사꾼답게
일기 예보를 보고
제한적으로 세상 소식 몇 개를 들추어 보는 정도,

#.
이 짧은 시간 동안에도
화면에는 숱하게 많은 광고들이 팝업으로 돋을새김을 하여
오늘은 이걸 사라
이걸 사면 행복해진다...

#.
이걸 사면 뽀인트를 곱으로 줄 것이요
쌓인 뽀인트가 다시 너희를 낚을 것이리니...

#.
집어등 불빛 아래 몰려드는
동해바다 오징어 같은 날들,

#.
그저 
넋없이 그 화면을 들여다보고 있으면 드는 생각,
내가 기어이 이거 사고 말지...

#.
새벽 산행에 고양이 방울이가 동행했다
저 만큼의 거리를 두고 가끔 눈을 마주칠 뿐임에도
가슴 따듯해지는 이따우 인연,

#. 
펄떡거리던 가심팍조차
이제
늙어 쪼그라들었나 보다.

#.
오늘 밤 부터

비,

#.
올 봄 
하늘의 베푸심이
참 넉넉도 하시도다.

#.
마당에
노랑민들레
하양민들레
간간히 쑥과 토끼풀... 이 무성도 하여
예초기 왕 왕 돌려 일거에 베어 버렸더니만
죽어가는 몸으로 즉시 꽃대를 세워
홀씨를 매달아 올린 민들레,

#.
식물에는 의식이 없다는 
사람의 편견,

#.
우리들의 잘못된 인식에도,
죽어가는 민들레의 몸부림에도

#.
모골이 송연하다는 표현,
적절하다.

'소토골 일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불량 고양이 동거기,  (18) 2025.06.14
무릉화원  (13) 2025.05.29
세월의 힘,  (14) 2025.05.15
부지깽이 농사,  (15) 2025.05.06
훈수의 맛,  (11) 2025.05.0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