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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바심 탓 이겠지만
지난 해 보다 두 곱쯤으로 느껴지는 겨울의
길이와 강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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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칩이 지난 날
내 집 마당에 쌓인 눈에 미끄러져
꼬맹이 차를 빠트리는 수난을 겪어야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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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고 긴 겨울 동안
수묵화 같은 풍경 속
작은 애벌레처럼
꼬물꼬물 견뎌내던 나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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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월 하고도
여드레가 지나는 날에도 여전히
장작 쪼개어 난로 불을 피워야 하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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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리 법석의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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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수와 경칩을 앞세워 나돌던
봄소식조차
불신으로 심드렁한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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씨 감자 한 박스가 배달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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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하고도
꼬맹이 트럭에 얹혀 올라온 스무 포대의 비료를
겨울의 송곳니처럼 버티고 있는
눈 위에 쌓아 놓을 수 밖에 없어서
그저 딱하기 그지 없는
춘삼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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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 걸음은 지지부진인데
어떻게든 농사 일을 시작해야 하지 않겠느냐는
사람의 극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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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쨌든
모난 돌이 지천인 밭의 속살을 빌려
우선
푸성귀 부터 뿌릴까...궁리만 한 열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