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록바람 풍경소리

풍경소리 825

메주는 예뻤다

시골살이 늘 반박자 늦어 노다지 일에 등 떠밀려 살다 보니 남들은 벌써 띄우고 있는 메주 쑤는 일을 이제야 시작 합니다 여름내 일없이 빈둥 거리던 가마솥을 닦아내고 아궁이에는 아예 도둑고양이가 둥지를 틀어 이제 그렁저렁 정이 들어 갈 무렵 입니다 아내의 친정 마을 작은 어머니께서 여름내 손수 키우신 콩 두가마를 구한 것이니 유기농산물로의 검증이 자신 없음에도 순수 국산콩 임에는 분명 합니다 물에 불린 후 예쁘게 장작 준비해서 아궁이 가득 불을 들입니다 뒷산 설해목을 끌어 내려 쪼개다 보니 삼십년이 넘는 동심의 나이테... 연기 속에서 느껴지는 솔향도 그러하거니와 너울거리며 허공으로 흩어지는 연기들은 동그랗게 갇혀 있던 30여년 전의 시간 이거나 그 시간 이전 치악의 바람, 혹은 깃 들였던 산새들 둥지 조..

풍경소리 2005.12.19

집 이야기

#.1 햇꿈둥지를 만드는 사람들. "형님 집에 쥐가 사는게 아니라 쥐 집에 형님이 사시는 거래유" 술 취한 스테파노(세례명, 김영만)의 얘기였습니다. 햇꿈둥지를 시작하기 전, 쥐가 들끓는 집에 살고 있을 때의 이야기입니다. 그 날 저녁 소주 3병 넘게 비우며 의기 투합한 스테파노와 나의 취기, 거기다 팔을 걷어 붙인 아내의 동조... 햇꿈둥지는 이렇게 시작 되었습니다. 그럼 지금부터 치악산 아랫마을에서 우리 가족들이 지어가는 꿈의 터전, 햇꿈둥지를 소개해볼까 합니다. 이 글을 쓰는 이유는 우리집을 자랑하려는 것도, 시간이 남아 심심풀이로 하는 것도 아닙니다. 저는 도시에서 오랫동안 공무원으로 바쁘게 살고 있는(집을 강원도로 옮기면서 이곳서 가장 가까운 곳 이천으로 근무지를 옮겨 출퇴근을 하고 있습니다) ..

풍경소리 2005.12.0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