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록바람 풍경소리

풍경소리

길 없는 곳까지 오르기

햇꿈둥지 2006. 5. 22. 10:05

 

 

"아무래도 자주 먹는 채소들은 집 가까운 곳에 있어야 되지 않겠어?"

아내의 이론이라면 억지가 되었든 어쨌든 무조건 동조 찬양 하기로 하였으니 이론이 없지...

 

집 뒤의 너른 밭은

아직도 잠에 빠져 있는데

코딱지 만한 마당가만 헤비고 있다

 

만만 하니까...

 

올 여름 파만 파 먹으면 되겠다

 

 

오뉴월 개팔자를 구가하고 있는 두녀석들,

제법 어른티를 내는 삼월이 녀석이

새로온 녀석

찔레를 만나 장난감 문제가 해결 되었다

 

먹고 자는 일 외에는 별 관심 없는 찔레 녀석

겨우 한다는 짓이

새볔 마당가 풀 뽑는 일에 훼방 놓기 이거나

새참으로 받아 둔 빵조각 훔쳐 먹기 등 등...

 

 

종합 노가다의 진수

삼주 전에 자리를 옮긴 수도 마무리 공사를 한다

 

벽돌을 반듯하게 쌓아 볼까 하다가

마을 앞 개울에서 줏어 온 울퉁 불퉁의 돌을 쌓고 시멘트로 마감 미장을 하므로써

없는 재주에 울퉁 불퉁의 거칠음이 다소 피복, 미화 되어 보인다

 

지구 축의 기울기를 감안하고

강원도의 지역 정서를 감안하여 약간 삐딱하게 세웠는데

다행인 것은

물은 똑바로 나왔다

 

 

 

점심 나절까지의 고된 일을 마치고 나니

배곺음이야 어찌 되었든

발목부터 발바닥 까지의 통증이 꽤 심해서...

 

또 아내를 꼬드긴다

 

"우리말야~ 그냥 어디 휭하니 한바퀴 돌아 보자~"

 

이렇게 나선 길

서마니 강을 끼고 돌아 치다 보니

 

산 속 깊은 곳에 모여 있던 겨울 동안의 냉기가 모두 빠져 나오는 건지

시원하기가 이루 표현 할 수 없는 석간수도 한 모금 마시고

 

 

법흥 계곡 까지를 한바퀴 돌아 본 뒤 인데

펜션의 지나친 난립으로 멀쩡하던 계곡이 건들여져서

일부 구간은 주변이 무너지고

더러는 하상 현상이 빚어지기도 하는 망가진 계곡...

 

큰 비가 오면

자연스런 유속을 지탱 할 수 없을테니

그저 위험 하구나...

 

그런 중에도

숨겨진듯 만나게 된 엄둔 계곡은 아직도 정연하고 정갈하다

 

 

 

 

옆 사자산과 이웃한 구대봉산 삿갓봉을 정상으로 흐르는 계곡은

이 처럼 청정하다

행정 구역 상으론 영월군 수주면 도원리 이며 무릉리와 이웃해 있으니

이름만으로도 선경 아닌 곳이 없다

 

특히

입구에 걸어도 좋을 만큼의 길이를 포장하고 셀 수 있을 만큼의 펜션이 들어 선 것 말고는

긴 계곡 전체가 비포장 상태이니

당분간은 복숭아 꽃만 흐드러지게 피울 수 있다면

그야말로 도원 이겠다

 

 

 

계곡 한 가운데 우뚝 솟은 바위 위에는 이처럼 청정한 생명이 있어

철쭉이 뿌리 내리고

좁은 틈을 빌려서는 바위 손이 자라고 있다

 

포장에 관계없이

길 있는 곳 까지

 

최근 알,븨 차량이 양산 되면서는 오프로드...까지를 헤집고 다니니

얼마나 지탱이 되려나가 문제 겠지만

 

초록 계곡 높직하게 [엄둔계곡 발전을 위한 도로 확,포장] 이란 현수막의 그늘이

정연한 나뭇 그늘 보다 더 짙게 느껴지니

 

사람

사람

사람...

 

지구의 자연 입장에서 보면

사람이란 지구를 정복해서 농단을 하고 있는 외계인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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