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통 개판 그들의 시나리오대로 서울의 손아래 동서 부부가 도착하고 조카 사위가 도착했다 내 집 공간의 점유 문제는 이제 따질 겨를도 없다 고기를 굽되 하이퀄리티하고 럭셔리하게 해야 한다는 주문에 의해 번개탄 대신 참숯불을 피워야 했다...그것도 번개 같이... 해 떨어지기 바쁘게 아내는 저녘 준비에 진.. 소토골 일기 2006.08.04
소토골 점령 당하다 장마 끝나자 마자 살가죽 벗겨지게 뙤약볕 내리 비취더니 드뎌 예상대로 점령군이 몰아 닥치기 시작했다 막내 처제가 제일 먼저 몰려 왔다 천방지축의 두녀석 손잡고 친정집 빚 받으러 오는 자세로 들이 닥쳤다 뒤이어 쌍둥이를 품에 안은 조카녀석도 들이 닥쳤다 바람 불때 연 날린다고... 이 틈새에 .. 소토골 일기 2006.08.02
장마 유영 칠월 한달을 질척하게 내리며 온 산과 들에 상채기를 내던 비는 이제 앵꼬가 났나 보다 처마끝 낙숫물 소리를 들으며 불안한 노루 잠을 이어 가다 보니 창 밖의 앞산이 산 안개 속에서 숨박꼭질을 하고 있다 농 익은 칠월은 여름의 사타구니에 틀어박혀 이제 너른 잎새만큼의 그늘을 거느리게 될 것이.. 소토골 일기 2006.07.30
비 속에 잠기다 칙칙하고 축축하고 눅눅해서 빗 속인지 물 속인지 환장 하겠다 비 오기 전 호기롭게 뜯어 벌린 동력 분무기는 선무당이 사람 잡는다고 모터 결선을 개떡같이 하는 바람에 한바탕 소방훈련을 치르고 난 뒤로 이노무 모터가 홀라당 타 버려서 거금을 들여 내부 코일을 수리 했다 집 뒤 너른 밭은 울울창.. 소토골 일기 2006.07.26
oh! Sunshin~ 몇일 동안 비가 내렸는지 이제 기억도 희미 합니다 패이고 부서지고 떠내려 가고 쓰러지고 그러다가 그렇게 퍼 붓다가 즤까짓게 드뎌 앵꼬가 나 버렸는지 오늘 아침 맞은편 산엔 말끔한 햇살이 퍼졌습니다 이제 그만 옷깃 툭 툭 털고 일어 나시지요 오늘 입니다 (ps:인제를 다녀 온 후 살아서 맞.. 소토골 일기 2006.07.20
유월을 쥐어 짠다 지난달 14일쯤 뒷산의 소나무 어린순을 쥐어 뜯어 설탕에 재워 놓은지 한달 보름이 지났다 항아리 곁에만 가도 농 익은 솔순향이 짙길래 오늘 송순액을 추출 하기로 했다 한지로 봉해 놓았던 것을 열고 들여다 보니 진국의 원액은 보이지 않고 말라 비틀어진 송순만 보인다 처음 설탕과 재울 때는 항아.. 소토골 일기 2006.06.28
유월을 거둔다 집 옆산 늙은 구찌 뽕나무는 잎새 너른 그늘을 거느려 의젓 하더니 푸르게 매달렸던 오디들이 어느새 검붉게 익어 나무 주변이 검도록 떨어트리기를 몇일, 나무 아래 천막을 깔고 아이처럼 나뭇가지에 매달린다 손등이며 손톱 아래까지 이내 검은 물이 들고 말았다 이렇게 거둔 열매가 5킬로그램 가량.. 소토골 일기 2006.06.26
놀다가 쉬다가... 이슬 마를 무렵부터 예초기를 가동하여 집 주변으로 숲을 만들어 가고 있는 풀들을 벤다 밭둑인지 풀숲인지 분간을 할 수 없을 지경으로 얼키고 설키운 풀들을 베고 나니 바람자락 마져 시원스레 지나 다니는 것 같다 언제 이렇게 익었는지 농 익은 산딸기를 한그릇 따서 참도 챙겨주지 않는 마누라에.. 소토골 일기 2006.06.19
반딪불이와의 조우 회식자리에서 곤죽이 되어 있었다 못된 버릇 하나, 피 할 수 없는 자리 분위기 조차 맘에 들지 않으면 일찌감치 꼬부라지고 말아 버린다 스스로를 술로 채워 버리고 나 혼자 술건곤 만건곤...이다 이쯤 해 놓고 혼자 물 간 놀음을 한다 멀쩡하게 일에 열심인 아가씨 불러서 카드가 되느냐? 한번 물어 봐.. 소토골 일기 2006.06.1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