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월 넋두리,
#. 오로지 걷기를 위한 신발 하나를 샀다. #. 셀프 생일 선물, #. 불쑥 먼 도시에 사는 친구 부부가 들어섰다. 일요일인 오늘 잠시 아이들로부터 벗어났음을 알겠다. #. 장이 고장 나는 바람에 병원 고생을 잠깐 했노라는 하소연과 손주들 돌보는 일로 힘들고 행복한 얘기들이 수다되어 질펀했으므로 #. 뒤늦은 위로 겸, 고개 너머 작은 음식점에 앉아 소만큼 먹었다. #. 병원 일도 아이들 일도 동병상련이 된 셈, #. 다만, 사랑에 빠진 잠시의 게으름이 죄목 되어 은하수 동쪽과 서쪽을 그리움으로 채워야 하는 견우와 직녀가 까마귀와 까치의 머리통을 즈려밟아 만나는 날, #. 견우화라는 이명을 가진 나팔꽃이 울타리에 조롱조롱 매달린 산골 아침, #. 새벽 잠자리에선 이불깃을 당겨 덮어야 했다. #. 그런데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