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긴 장마로
호미는 녹슬고
심긴 작물들은 더북한 풀 속에 유기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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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 속에
책 몇 권을 들고 올라선 택배 총각에게
시원한 음료 하나를 건네는 일로
마음속 미안함을 덜어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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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마 틈새
잠자리 날고
하늘과 땅 사이 잠시 공간이 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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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 주변 밭 주변 더북한 풀을 베려고 예초기 가동,
기계조차 주인 따라 늙어 버려서
힘 안 써도 될 때는 왕왕 돌아가고
힘써야 될 때는 멈춰 버리는 증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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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시로 고쳐야 하는 고행적 노고를 벗기로 하여
새 예초기로 바꾼 뒤
쓰던 예초기를 중고로 사겠다는 이가 있어 전화했더니만
제법 먼 길을 찾아왔다길래
받은 돈 한쪽을 뚝 떼어 기름값 이라고 건네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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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말에 몰려온 아이들,
정우 가족과
예겸이 가족과
쌍둥이 가족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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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뜰에
신발 넘치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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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요하던 시골 밥상에
아우성과 소란이 넘치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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옥수수를 모두 거두었다.
둘이 농사 지어
열 넘은 사람들과의 나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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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스로 제법이다 싶으니
시골살이
이만하면 됐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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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깐의 염천 끝에
다시
비 소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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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또 염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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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쨌거나
대서가 지났으니
곧
입추가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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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념적 위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