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록바람 풍경소리

소토골 일기

복합 손님의 계절,

햇꿈둥지 2023. 7. 6. 13:03

 

#.
몇 번의 비로
산속 계곡물들은
명랑하고 찰랑하다.

#.
때때로
햇볕 아래의 매미소리들,

#.
한입 베어 문 자두에서
붉은 태양맛이 흘렀다.

#.
눈 닿는 어디든
초록 무성한 칠월,

#.
산 그늘에 숨어
나리꽃이 피고

#.
흑백의 기억 속
먼지 나는 신작로를 걷다가 걷다가
바위 위에 걸터앉아 먹던
붉은 산딸기,

#.
고양이 식구들이 우르르 늘어난 후
뜻 하지 않은 횡액들,

#.
제발
뱀 잡아 들고 자랑질 좀 하지 말았으면,

#.
7월 하늘의 높이는 
옥수수의 높이와 같다.
우쭐 키 세워
더운 햇볕들로 알알이 익어가고 있음으로
방학이라고
옥수수가 먹고 싶다고 하여

#.
때 맞춘 날들을 손꼽아
아이들이
아이들의 친구들이
더러는
아이들의 친구들의 엄마들 까지

#.
복합 손님이 되어
몰려오겠다는 기별들,

#.
내 7월은 또 그렇게
어수선 둥실둥실 흘러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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