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록바람 풍경소리

소토골 일기

8월의 바람,

햇꿈둥지 2023. 8. 1. 03:21

 

#.
옥수수를 모두 베었다.
한 겹의 여름을 벗겨낸 것,

#.
 1. 고랑에 잡초억제용 비닐막을 깔지 않았고
 2. 옥수수 곁에 들깨를 심었고
 3. 옥수수 거둔 후 빈대궁을 삼등분으로 잘라 고랑에 깔았고,

#. 
날라리 농사꾼의 내공이다.

#.
다시
포트에 김장용 배추 씨앗을 넣어야 하느니...

#.
떨어진 나뭇잎 속에
봄과
여름과
가을이 뒤엉켜 있었다.

#.
앞 마을 아우가
덜커덕 고장이 났다.

#.
일주일에 8일,
2월 달력에 조차 31일까지 채워 넣은 뒤
쉴 새 없이
깰 새 없이 술을 마셨으므로
신장이 탈이 나서
의사는 술과 담배를 모두 끊든지
아니면 치료를 끊든지
결정하라고 말 했다는 것이다.

#.
나는 거기에 더 해
성당을 끊으라고 권유했다.

#.
성당내 이런저런 일로 사람의 모임이 번잡하다 보니
주님을 취(取) 하는 일 보다
항상
주님에 취(醉)하는 일이 더 많았으므로,

#.
새벽 거친 비 소리에 깨어 일어났다
한 달을 내리고도 여전한 비,

#.
몽니 비 이거나
비의 몽니 이거나,

#.
흰수염 역술인이 나오더니
다시
흰수염 풍수가가 나왔다더라

청계천쯤에
흰수염 고래도 나타날듯,

#.
에어컨 대신
나뭇새로 가만히 지나다니는 초록 바람의 청량함을 느낀다.
산골에 걸맞는
진정한 피서법이다.

#. 
물론
피서의 효과를 더하기 위하여
서쪽을 등 지고(避西) 바람 쐬기,^^

#.
초록 바람 한줄기 몸에 두르고
허튼 세월과 마주앉아
사람의 일,
하늘의 일을 시비하여
시시콜콜 수다 떨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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