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 눈이 왔다
먼저 내린 눈은 비교가 되지 않는다 허긴 입춘은 지났지 얼마나 급한 마음일꼬? 아무리 생각해 봐도 겨우내 하늘이 머금었던 눈을 몽땅 쏟아내고 있다는 느낌이다 이리하여 시골의 촌동네는 때 아니게 또 한겹의 겨울에 갇힌채 꽁 꽁 얼어 붙고 말았다 온몸에서 시루떡 같은 김이 피어 오르도록 땀 흘리며 눈을 쓸었으나 올라 오기는 마음도 못 먹을 일, 주말에 오실 손님 맞이 준비로 그 포동한 눈을 치우기만 바빴지 눈썰매는 생각도 못 했다 아까버라~ 어디 한군데 발붙일 곳이 있다구 그 동그란 외등 위에도 이렇게 탐스러운 눈이 얹혀 있다 봄 되면 치우리라던 주변 주변의 손질거리들 마져 온통 흰색, 게으른 생활에 천연 위장으로는 그만이다 장군이 짜식 똥꼬도 안 시린지 의젓하게 앉아서 설경을 즐기고 있다 장독대에는 항아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