넉넉한 봄비 내리신 뒤에 문디 콧구멍 처럼 인색한 봄은 이제 떠났는지 햇살이 따갑다 그 햇살에 홀려 일 없이 장판엘 나섰다 떠났다고 억지를 부려봐도 아직은 봄의 끝자락 신발 있는 사람들 몽땅, 반팔 차림으로 장거리 요란하다 겨울을 털어 버린 씨앗들 묘종들... 생선하고 신발이 이웃해서 떠리로 팔려 나가고 다릿심 좋게 또박 걸음을 걷던 돼지 족발이 양념되어 썰리고 하늘 향해 싱싱하던 두릅 순이며 엄나무 순들이 굴비처럼 엮여서 팔리고 공중 변소 영감님이 느릿 느릿 동전을 세고 있고 "자 싱싱한 생선이 쌉니다 싱싱하지 않으면 114로 신고 하세요~" 엉터리 생선 장수 총각이 삼월이 머릿단 처럼 긴 갈치를 팔고 있고... 올챙이 국시를 파는 할머니 앞에 올챙이 국시 그릇 하나씩을 끌어 안은 사람들 물 빠진 웅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