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록바람 풍경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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엎그레이드를 해 볼라꼬?

넉넉한 봄비 내리신 뒤에 문디 콧구멍 처럼 인색한 봄은 이제 떠났는지 햇살이 따갑다 그 햇살에 홀려 일 없이 장판엘 나섰다 떠났다고 억지를 부려봐도 아직은 봄의 끝자락 신발 있는 사람들 몽땅, 반팔 차림으로 장거리 요란하다 겨울을 털어 버린 씨앗들 묘종들... 생선하고 신발이 이웃해서 떠리로 팔려 나가고 다릿심 좋게 또박 걸음을 걷던 돼지 족발이 양념되어 썰리고 하늘 향해 싱싱하던 두릅 순이며 엄나무 순들이 굴비처럼 엮여서 팔리고 공중 변소 영감님이 느릿 느릿 동전을 세고 있고 "자 싱싱한 생선이 쌉니다 싱싱하지 않으면 114로 신고 하세요~" 엉터리 생선 장수 총각이 삼월이 머릿단 처럼 긴 갈치를 팔고 있고... 올챙이 국시를 파는 할머니 앞에 올챙이 국시 그릇 하나씩을 끌어 안은 사람들 물 빠진 웅덩..

풍경소리 2006.05.08

삽 한자루의 의미

집 귀퉁이에 붙여 만들었던 수도가 세해의 겨울동안 얼었다 녹기를 반복 하더니만 드뎌 나오는 량 보다 밑에서 새는 량이 많아졌습니다 판단컨데 당연히 그늘짐이 가장 많은 기초 부분에 물이 고일 것이고 그리하여 손 써서 막을 일이 덩치 큰 짐 덩어리가 될 것 같아 얼기 설기 대충 대충...해 놓아서 흥부 마누라 치맛자락 같이 너덜해진 콘크리트를 깨어내고 장독대 옆으로 옮기기로 합니다 강원도 땅 파기... 삽으로 보다는 곡괭이의 사용량이 훨씬 많은 고된 일, 돌 틈에 흙이 묻어 있다는 표현이 더 적절 할 만큼 크고 작은 숱한 돌들이 나오고 당연히 진척없이 작업 시간은 늘어만 집니다 1미터쯤만 더 파면 마음에 딱 드는 자리에 수도를 설치 할 수도 있겠다 싶은데 시큰거리는 손목이며 어깨의 통증 때문에 기어이 꼼수를..

소토골 일기 2006.05.06

풀(草) 코스 정식

신새볔 뇌우에 잠을 깨다 그렇잖아도 아침 잠 없어 손잡고 산지 삼십년이 다 되어 가는 아내와 궁합 시비를 벌이곤 하는데... 시계를 보니 네시 사십분쯤, 자리를 털고 뜨락을 내려 선다 산 속 늦은 걸음으로 싹을 틔운 층층나무 잎이 싱그럽다 산 아래 저잣거리에선 이미 꽃잎을 떨구었을 금낭화 이제 비로소 피어나고 있다 조금씩 빨라지는 아침 솟대 끝의 목조 새들은 어둔 비상을 마치고 정연히 앉아 하늘을 마신다 싹 틔우기에 실패한 백련... 큰 그릇의 물은 백련을 담는 대신 어두운 하늘만 가득 담고도 의연한데 비비추며 할미꽃 새볔 공기보다 싱그럽다 심은지 이태가 지나도록 제대로 관리를 하지 않은 포도나무 땅바닥을 포복하며 제멋대로 헝클어져 있길래 용접하고 앵커 박고... 뚝딱 지지대를 설치해 주었다 감자 심기는..

소토골 일기 2006.05.01

새볔 마중

평일의 날들엔 이부자리 털고 일어 서는게 그렇게 힘들건만 휴일엔 꼭이 일 욕심 이랄 것도 없이 미명의 새볔에 뜨락을 밟아야 하는 심리적 병증, 모처럼 딸녀석 까지 합세하여 잠자리에 묻혀 있는 상황으로 짐작컨데 가족 모두의 아침은 해가 똥구멍을 찔러야 시작 될 것 임에도 머리 좋은(?) 모녀는 이 같은 상황을 미리 짐작하여 빵뎅이를 서쪽으로 돌리고 잠에 취해 있으니 까짓거~ 혼자 뜨락을 배회 할 것 없이 새벽 마중을 떠나자... [탁사정] 제천시에서 원주시를 잇는 국도변에 위치한 탁사정은 맑은 물과 노송이 어울어진 아름다운 계곡으로 제천의 대표적인 여름 피서지, 차령과 태백산맥이 갈라져 남서로 달리는 볕 좋은 골짜기에 자리잡은 탁사정 유원지는 서늘한 계곡과 물빛 짙은 용소, 작은 폭포 등과 어울림은 물론 ..

풍경소리 2006.04.2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