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록바람 풍경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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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당쇠의 진수

기계만 있으면 뭐든지 척 척 되는 줄 알았다 마을에 사는 이장처럼 순식간에 밭갈고 이랑 짓고...그렇게 되는 줄 알았다 그러나 아니었다 저노무 관리기 몸체에 구굴기라는 것을 일일히 조립, 연결하는 과정에서 부터 무진 무진 애를 썼고 땀을 흘려야 했다 사용설명서의 그림을 보다가 결국은 마지뜰에서 일을 하고 있다는 종구씨를 찾아가 현장 학습을 마친 뒤에도 조립은 쉽지 않았다 결국 거름 펴는 일을 마친 종구씨의 방문 지도로 조립을 마쳤는데 아침 일곱시부터 주무르기 시작한 일은 열시반경에나 끝이 났고 드디어 농사철 마당쇠의 진수를 보이기 위해 600평 너른 밭에 이랑 짓는 일을 시작 할 수 있었다 삐뚤 빼뚤 쪼끔 강원도스럽긴 해도 어쨌든 내 손에 의해 움직인 기계가 의도대로 일을 만들어 내고 있다는 사실에 나는..

소토골 일기 2006.04.16

아름다운 새볔

출,퇴근 거리가 멀다 보니 어쩌다 술자리가 생기는 날이면 아예 집에 가기를 포기해야 한다 집에서 제법 가까워진 탓에 처음 몇번인가 아내가 베푸는 택배의 은총을 입은 바 있었지만 한번, 두번 거듭되다 보니 이젠 나 몰라라... 나는 나대로 그러려니...의 분위기가 자리잡아 버렸다 이런 중에 아내는 왼쪽 어깨 나는 오른쪽 어깨의 인대가 고장이 나 버려서 일거리 산적한 봄날에 보통 고충이 아니다 다행스러운건 일 하는 동안에는 통증 없이 견딜만 하다가 막상 저녘 잠자리에 누우면 수시로 잠을 깰 만큼 통증이 온 다는 것, 아내의 몫 까지를 해 치워야 한다는 휴일 이틀의 욕심이 악순환의 고리로 작용 할 뿐더러 평일 시간에도 틈만 나면 테니스 라켙을 휘둘러 대니 나을만 하면 아프고...가 반복 되고 있다 다른 집엔 ..

풍경소리 2006.04.14

황사 주의보

"가급적 이면 실외 활동을 자제 하시고 부득이 하게 외출을 하실 경우에는 마스크 등을 착용 하시기 바랍니다, 특히 기관지가 약하신 분들은 각별히 유의 하시기 바랍니다" 티븨에선 어제부터 황사 주의보를 발령 했고 가급쩍 될 수 있는 한 밖에를 나가지 말라고 신신 당부를 하고 있었다 그러나 절기 따라 때 맞추어 해내야 하는 농사일, 황사 주의보가 아닌 횡사(橫死)주의보가 내려도 감자 심고 옥수수 심어야 하는 일... 흐린 물속에 등굽은 물고기 처럼 짙은 황사 속에 등굽은 아낙들의 모습이 마을 곳곳에서 보인다 순기 형님 마당에 내동댕이 쳐진 퇴비 100여포를 실어 올리고 한숨 돌릴 쯤 저녘 무렵에 찾아 오신 토마스,별꽃님 덕분에 조촐한 술자리가 벌어졌다 먼 도시에서 옮겨진 물 오징어 한마리 비록 죽어서라도 위..

소토골 일기 2006.04.10

수 많은 복병들

3월 마지막 날(금요일) 아내는 딸녀석과 먼 안양까지 옷을 사러 갔단다 작업복 한벌이면 그만인 시골살이... 일찍 집에 들어 독작으로 쐬주 일병을 때렸다 스테파노가 포크레인을 몰고 다녀 간 뒤로 집 오름 길 아래로 매설 된 마을 공동 수도 파이프가 새기 시작 했다 봄 되며 녹기 시작한 땅 위로 무거운 장비가 지나는 통에 약한 파이프가 터진듯, 미안한 마음에 향자네 집으로 전화해서 사정을 알려는 놓은 터, 내일은 누수되는 부분을 파 헤쳐 보수 작업을 해야겠다 초저녘 잠결에 들리는 날씨 예보로는 주말 내내 비가 올 것이라고 한다 마을회관에는 다른 날 같지 않게 늦은 시간까지 불빛이 환하다 마을 안에서도 몇몇집이 벌써 감자를 심고 있으니 이제 밤마다의 마실도 끝 이려니 싶다 비몽사몽 잠에 취해 있는데 도착한 ..

소토골 일기 2006.04.0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