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록바람 풍경소리

풍경소리

똥 푸실래유?

햇꿈둥지 2006. 2. 3. 13:11

 

 

 

입춘이 내일이니

지까짓 날씨가 영하 몇도씩의 칼바람을 앞세우거나 말거나

그리하여 개밥 그릇의 물이 얼어 터지거나 말거나

어쨌든

법쩍으로는 봄 이라는 얘기가 된다

이쯤 이라면 문깐에다가

 

          입   그

        춘       냥

      대           다

    낄               정 

 

뭐 이따구 뽀대나는 글도 삐딱하게 써 붙이고...그런다는데

뭐 그냥 했다구 치기루 하고,

 

이러케

입춘이 코 앞인데도 불구하고 웬노무 눈이 털퍼덕 내려 가지구 집 오름 길이 왕창 얼어 버렸으니

쪼꼬만 내 차가 퇴근 길에 아무리 용을 써 봐도 올라 올 재주가 없는거라...

 

기냥 길 가운데에 차를 세워 놓고 어둔 밤 길을 걸어 올라야 했다

 

문제는 다음날 새볔,

아직 어린 밝음이 퍼지기도 전인 새볔 어둠 길을 더듬어 내려 가서는

차창에 가득한 성애를 시린 손으로 긁어 내고

호 호 시동을 걸고는

저어~ 아랫 길 까지 삐딱 목을 해서 뒤를 보며 빠꾸로 내려 가는 중인데

 

저게 뭐시여???

 

길 모퉁이 무덤 위에 무엇인지 시커먼 형체가 보이는 것이라...

눈도 한번 꿈뻑~해 보고

침도 한번 꿀꺼덕~ 삼켜 보고

갈까 말까

차 기냥 세워 놓고 날쎄게 튀어 버릴까?

아니지 튀어 봐야 귀신 같이 쫓아 올게 뻔하고

평소에 명절 때 마다 술도 따라 올리고 그랬는데 뭔 승질이 났다고 이 신새볔에 저 양반이 일어났댜~

오도 가도

내려 가지도 올라 가지도 못하고 있다가 자세히 보니

이거시 자꾸 차 있는 내게로 닥아 오는거라~   우쓰~

 

용기를 내어 조금 아랫 방향으로 내려 오며 후미등 빛으로 자세히 보니

발이 있구먼

신발도 신었구먼...

 

전설의 고향에 나오는 구신들은 모두 신발은 물론 다리 아랫 부분에는 안개 같은 것이 씌어 있더만 신종 귀신인가 신발을 신었네...

 

콩닥 거리는 가슴을 진정 시키며 이제 방향을 잡아 퀵 스타트를...하려고...발에 쥐가 나도록 힘을 줄 판인데...

 

갑자기 운전석 창문을 두드리는 그 귀신,

떨리는 손끝으로 유리를 내리니

 

"아저씨 정화조 치는 사람인데유 정화조 칠 때 안 됐대유?"

 

정화조구 지랄이구 기냥 똥 바가지루다가 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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