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록바람 풍경소리

풍경소리

새들은 봄을 기다리지 않는다

햇꿈둥지 2006. 2. 5. 14:10

 

 

 

 

 

무기질의 계절 이었다

 

바람만 무성했던 들판은

무채색 그림자 하나만을 끌어 안아서

산등을 휘어 넘는 바람의 색깔조차 갈색,

 

산새 소리도  바삭하게 건조하다

 

봄 햇살 퍼진 뒤에나 제 키만큼 신장 하려는지

작고 옹크린 모습들

날 세운 바람 소리 하나가

이 계절 유일한 언어로 사용되고 있었다

 

햇살의 길이만큼 제 싹을 틔울뿐인 이 산속에서

물 처럼

바람 처럼

그저 흐를 뿐

 

오직 사람의 봄,

 

새들은

봄을 기다리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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