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풍경소리

새로운 장난감

햇꿈둥지 2006. 2. 8. 11:13

 

 

아이들이 커 커면서

우리 둘이 애지중지 했던 대부분의 살림살이들은 순서대로 박살이 나기 시작했다

 

화장대 위의 화장품은 물론

벽과 장롱에 피카소풍의 낙서들이 늘기 시작했고

티븨는 꺼꾸로 쳐 박혀 연기를 뿜는 소동을 빚은 후 폐기처분 되었으며

아내의 결혼반지는 큰녀석이 동네 하수구에 짱 박아 버림으로써 쫑이 나 버렸다

어느 날인가

과천대공원 옆에 있는 경마장으로 봄맞이 가족 소풍을 가기로 했고

김밥을 싸고 음료수를 챙기고 그리고 카메라를 찾았으나 이것이 눈에 띄지 않았다

겨우 겨우 찾아 보니

본래 있던 자리는 책상 서랍 속 이었는데

찾아 낸 자리는 책상 구석에 먼지를 잔뜩 뒤집어 쓴 꼴은 그렇다치고

 

떨어지고 깨지고...

아작의 몰골을 있는대로 끌어 안고 있었다

 

이리하여

개비 된 것이 아남630이라는 제법 그럴듯한 자동식 카메라 였는데

이노무 것이 화근이 되어 카메라에 빠져드는 유인점이 되었다

이런저런 많은 기능들을 사용 설명서로는 이해가 곤란하여 수원의 어느 싸부님을 찾아가 문하생이 되었고 이때부터 카메라에 눈을 뜨기 시작한 나는 사진 실력의 향상은 어찌 되었든 간에 기종의 진화에 심혈을 기울이게 되었다

아남 630은 니콘F4로 진화 하였고 표준렌즈는 광각에서 줌 까지...

어찌 되었든 대충 폼 잡고 사진 이란 걸 찍어대기 시작했고 제법 사진다운 걸 찍어 낼 수 있을 무렵 세상도 진화를 해 버려서

이게 꼭 도깨비 세상이지...

필름 없이도 사진이 찍히는 카메라가 나왔다는 거였다

 

아나로그를 고집 하리라...

 

그러나

진실로 그러나

이노무 사진을 컴터와 연결해서 사용하는 획기적 기능 앞에선 어쩔 수 없었으므로,

쿨픽스 5600쯤의 카메라를 마누라에게 애걸복걸 통 사정하여 장만은 했으나

카메라에 덤으로 노트북 까지를 징발 당했다 둘쨋놈에게...

이 과정에서 구렁이 알 같은 내 용돈만 수없이 아작 났음은 두말 할 여지가 없다...

 

이제 지쳐서 사진이고 지랄이고 헬렐레~ 퍼져 버렸고 애꿎은 아나로그 카메라와 함께 공들여 사 들인 렌즈들도 카메라 박스 안에 방치된 채로 치장 장비가 되어 있을 뿐인데,

그 렌즈를 디지털카메라와 호환해서 쓸 수 있는 카메라가 나왔다는 거였다

 

몇날의 망설임 끝에 사들인 놈이 저 놈,

니콘 D50의 기종이다

이리하여 쳐박혀 있던 모든 렌즈들이 다시 살아 움직이기 시작했다

 

마누라?

아직 모르고 있다

 

아님 짐짓 모르는척 하고 있을지도 모른다

워낙 귀신 같으니까...

 

당분간 쨩 박아 두고 조심해야겠다

 

그리구

얼렁 얼렁 글을 많이 띄워서 이 글을 홱까닥~

뒤로 바꾸어 놓아야 할 필요도 있겠다

 

에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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