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록바람 풍경소리

풍경소리 825

동화

이젠 민들레 꽃도 져 버리고 참새 혓바닥 만큼씩 하던 연록의 새순들은 일제히 푸르러져서 어느새 의젓한 그늘을 거느린채 순한 오월의 바람에 머릿결을 감고 있었어 돋나물 이거나 뒷 뜰의 참나물 또 취나물과 엄나무 순, 헛개나무 순 거기에 연한 뽕잎까지... 우리는 그야 말로 굶주리고 목마른 채로 갈색 겨울을 건넌 산짐승처럼 주변의 녹색들을 포식하기 시작했어 무쳐 먹고 삶아 먹고 데쳐 먹고 쌩으로 먹고...뱃속 가득 이 봄이 채워질 때 까지 그렇게 말이지... 자연이란 지금 이 시대에 우리가 부르짖는대로 그렇게 만만한 건 아닌 것 같아 웰빙이다 뭐이다 난리를 치면서 좋은 음식 좋은 환경 친자연...등 등 등 자연 합일을 획책한 미사여구가 난무 함에도 도시적 우리의 생활 환경 어느 구석이 웰빙이 되고 자연스러워..

풍경소리 2005.05.12

길을 묻습니다

원주 하고도 신림이라는 촌구석은 지척의 거리에 영동고속고로가 동해안으로 뻗어 있는 것 말고도 중앙고속도로가 휭 하니 뚫리고 제천으로 가는 길 영월로 가는 길이 기생 오라비 이맛빡 처럼 뺀도로미 뚫려 있으니 차 있고 신발있는 사람들 마음만 먹으면 반나절 길에 귀신 길 가듯 내 달아 상원사 오름의 맑은 계곡에 발 담가 희희낙낙 할 수 있는 곳이어서 들리는 사람 모두가 물 좋고 공기 좋아 살기 그만 이라는 칭송 이지만 아무리 생각 해 봐도 옛날 옛날 흙먼지 펄 펄 날리는 신작로 따라 고무신 가득 넘쳐 나는 모래알을 털어가며 저 먼 원주읍내 까지 나무 한 짐 내다 팔려면 한나절이요 뱃고래에서는 장마철 계곡 물소리 같은 공복의 울림이 지겨웠을 터인데 이것도 세상이 발전해 가는 것이라고 집집마다 가마솥 뚜껑 같은스..

풍경소리 2005.05.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