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란(初卵) 문예창작을 공부하겠다고 먼 곳으로 떠나 버린 딸아이가 과제로 지어 봤다는 글 하나를 메일로 보내 왔습니다 주제가 '섬' 이었다는데 어쨌거나 나름대로는 메타포적인 기교도 부리려 했군요 자랑 될 일은 아니겠으나 그저 아비의 흐믓함으로 잠시 올려 봅니다 [여덟 살이 된다는.. 풍경소리 2005.05.11
봄맞이 행사 이 나이쯤 이 시간쯤에 컴터 켜 놓구 밤 도깨비처럼 글 써대는 일도 제 정신으로는 이해가 어려운 일일게 분명해... 저녘에 먹은 약 한봉지가 딱~! 제 노릇 만큼만 몸을 휘둘러 잠 들게 하더니만 약 기운 똑 떨어진 이 새볔 부터는 그만 불면이네... 이 까만 어둠 속에서 엎치락~ 뒤치락~ 보다 더 힘든 일.. 소토골 일기 2005.05.11
봄 비 속에서 봄 비로는 너무하다 싶은 량의 비가 오전 내 내 내렸고 덕분에 농사철의 문턱임에도 이 한량의 빈둥 거림은 적당히 이해 될 수 있는 여지가 생긴 셈 입니다 6월쯤 본격적으로 따가워질 태양 아래서 더는 견디지 못해 딱 태양빛 만큼만 붉게 익어질 자두 나무 두 그루를 의젓하게 심어 놓았습니다 제 잎.. 소토골 일기 2005.05.11
등짝의 낙서 처럼... 우리가 평생을 살면서 느끼는 낳음과 만남의 비중은 어느 정도나 될까? 사실은 나 혼자 설정한 기준에 준거한 억지의 표현이 "낳음과 만남"이다 8일과 9일 주말이자 이틀의 휴일인 그 시간에 엄마의 생일 축하를 위해 아들,딸이 잠시 회귀(?)의 아량을 베풀어 준 것 외에 이제 시집.. 풍경소리 2005.05.11
조우 단 한번도 스스로를 이렇게 태워 본 일이 없었지 너울 거림과 뱀의 혀 처럼 질긴 유혹이기도 하고 기어이 터지듯 태워 버려야 할 검붉은 연기에 영혼의 색깔을 담아 두면 그래 이렇게 생명을 가진 뜨거움이 될 수도 있는거다 탯줄 같은 검은 연기를 헤쳐 겨우 오른 사다리 끝 이제 .. 풍경소리 2005.05.11
그들과 함께 우리로 살기 저 아랫녘 부터 어루만지듯 일일이 꽃불을 피우기 시작한 햇볕이 지치고 늘어져서 힘겨운 걸음걸이가 될 쯤...에야 치악 뜰에는 개나리며 진달래 또 목련이 피기 시작 합니다 하긴 뭐~ 이 봄에야 어디 꽃이 따로 있나요? 그 연하고 순한 모습으로 솟는 새 순이며 하다 못해 잡초의 순 까지도 모두 꽃 처.. 소토골 일기 2005.05.11
제일 못 할 일 시골살이 제일 바쁜 철 늘 종종걸음으로도 등 떠밀리는 날들인데 씨 뿌리기 보다 더 화급한 일...이게 사람의 일인듯 싶습니다 생전에 귀향의 어려움을 일찌감치 감지하신 어머님께서 조상님들 위패며 영가는 물론 당신 유언 속에도 "합쳐 모시도록..."의 질긴 말씀 때문에 먼 인천의 어느 절에 몽땅 모.. 소토골 일기 2005.05.11
10년만의 은총 겨우내 갈색 바람만 바스락 거리던 소톳골에 황사거니 4월 훈풍이 불기 시작 하더니 주변은 물론 마당가 이런저런 나무들이 꽃을 피웠고 산목련 아래에서 기거하고 있는 장군이(흰색 진도견)는 꽃 그늘 아래서 늘어진 개팔자를 구가하는 행복한 일상에 빠져 있습니다 어쩐 일인지 꽃을 피우기도, 열매.. 소토골 일기 2005.05.11
수동 예찬 옛날에 불을 끌때 쓰는 기구 입니다 불수레 또는 완용 펌프라고 합니다 이 기구는 물을 기계적으로 가압하여 뿜어내는 기능은 있으나 자체에 수조를 가지고 있지도 않고 또 스스로 나갈 수 있는 원동기도 장착 되어 있지 않습니다 그러니까 수동 완용소방펌프가 정확한 이름이 되.. 풍경소리 2005.05.11
돌 탑 돌탑의 모습이 기단의 형성이며 전체적인 구성이 어쩐지 엉성 하기도 하고 위태로워 보이기도 하지요? 작년 이맘 때쯤 비지땀을 흘려 가며 해 놓은 꼴을 보고 있던 아내는 "아이구~ 뭔 노무 탑이 이리도 엉성 하냐?'''"고 반 핀잔을 섞어 탓을 하기도 했지만 어쨌든 내게 이 탑의 의.. 풍경소리 2005.05.1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