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 비로는 너무하다 싶은 량의 비가 오전 내 내 내렸고
덕분에
농사철의 문턱임에도 이 한량의 빈둥 거림은 적당히 이해 될 수 있는 여지가 생긴 셈 입니다
6월쯤 본격적으로 따가워질 태양 아래서
더는 견디지 못해
딱 태양빛 만큼만 붉게 익어질 자두 나무 두 그루를 의젓하게 심어 놓았습니다
제 잎안에 고인 침 만큼도 목으로 넘길것은 없겠으나
봄빛에 꽃잎부터
연록의 잎이 솟거나
앙증맞은 풋자두를 매달고는
날마다 태양빛을 훔쳐 붉게 익어진 다음에야
먹는 일 보다는
그 그늘 아래서 시원한 막걸리 한잔만 들이킬 수 있어도
행복의 전부를 향유하게 되는 일이겠기 때문 입니다
괜히 일없이
비도 맞아가며
아직
옮겨 심은 몸살로 뿌리 내리기 바쁜 나무 아래를 서성이며
성급한 꿈에 행복 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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