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 산이 얼어 붙어 있는 산골 이거니 이제 우수가 지났습니다 전체의 풍광은 이렇게 겨울 깊은 모습이지만 양짓녘에선 숨어 자라는 봄을 만날 수 있습니다 볕 좋았던 어제는 날 세웠던 눈들이 이렇게 녹아 골져 흐르고 있습니다 저녘 무렵엔 노을빛 조차 봄을 숨기지 못하고 저토록 순하게 타는 빛이 되었습니다 온통 얼어 붙었던 겨울의 틈을 헤집어 일찌감치 봄 차림이 한창인 순한 초록들 연한 순 만으로도 기꺼운 일인데 이토록 왕성하게 줄기조차 늘이고 있습니다 한 여름엔 손 부르트도록 엉길 잡초건만 이 겨울의 끝자락에서 만나지는 초록은 온통 반가움 뿐 입니다 아직 봄 으로는 이른 시간들 입니다만, 이토록 왕성하게 자라고 있는 초록 성급 하지만 일일이 오신 님들께 드립니다 어쨌든 봄 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