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해 가을 늦은 날 벽감 속의 취침 등을 손질 한다고 엉성하게 나뭇가지를 엮고 그 틈새에 이런 저런 낙엽들을 끼워 넣었었습니다 겨울을 나는 동안 바삭하게 마른 잎들이 가을 동안의 고왔던 색감들은 모두 허공으로 돌려 버린채 갈색 일변도로 변한 것도 그러 할 뿐 더러 헐렁해진 틈새로 직광이 쏟아져 나와 취침등으로의 기능을 잃어 버렸기에 한 동안은 티슈 한장으로 가린채 지내 왔었습니다 어제 모처럼의 시간이 나기에 구석에 박혀 있던 나무토막 몇개를 정갈하게 다듬고 뒷산 나뭇가지 몇개를 뚝딱 자른 뒤에 그저 생긴대로 되는대로 거짓 창호 문짝 소품 하나를 만들었습니다 뒷면에 화선지 한장 바른 뒤에 어쩐지 밋밋함이 느껴져 뜨락의 장미 잎새 세개를 붙여 주었지요 벼라별 것들이 공장에서 쏟아져 나오는 시대, 기성품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