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환이의 크리스마스 카드 #. 기온이 곤두박질하여 사위에 백설이 만건곤하니 고치 속 애벌레처럼 집안에 들어앉아 겨울 속을 표류하는 중, #. 새벽 눈 위에 종 종 종 · · · 새와 짐승들이 남긴 춥고 정직한 행선지, #. 방학을 하면 눈썰매 눈 사람 눈싸움...을 하겠노라는 부리 노란 아이들의 합창, 집 오름 길의 눈은 누가 치우나? #. 눈 쓸어 길을 열고 눈썰매 준비하고 눈싸움으로 기꺼이 맞아주고 눈 뭉치 하나 번쩍 들어 올려 눈사람 머리를 만드는 일과 오만 잡동사니 허드레 일들을 떠맡을 것이 뻔하니 #. 내리는 눈은 잠시 낭만, 내린 뒤의 온갖 일들은 낙망 뿐인 이런 겨울, #. 겨울의 바닥인 동지도 지나 어느새 성탄 전야, 다녀 가신 모든 님들께 평화를 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