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록바람 풍경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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낭만과 낙망 사이,

정환이의 크리스마스 카드 #. 기온이 곤두박질하여 사위에 백설이 만건곤하니 고치 속 애벌레처럼 집안에 들어앉아 겨울 속을 표류하는 중, #. 새벽 눈 위에 종 종 종 · · · 새와 짐승들이 남긴 춥고 정직한 행선지, #. 방학을 하면 눈썰매 눈 사람 눈싸움...을 하겠노라는 부리 노란 아이들의 합창, 집 오름 길의 눈은 누가 치우나? #. 눈 쓸어 길을 열고 눈썰매 준비하고 눈싸움으로 기꺼이 맞아주고 눈 뭉치 하나 번쩍 들어 올려 눈사람 머리를 만드는 일과 오만 잡동사니 허드레 일들을 떠맡을 것이 뻔하니 #. 내리는 눈은 잠시 낭만, 내린 뒤의 온갖 일들은 낙망 뿐인 이런 겨울, #. 겨울의 바닥인 동지도 지나 어느새 성탄 전야, 다녀 가신 모든 님들께 평화를 드립니다~

소토골 일기 2023.12.24

대동 꽐라,

#. 마을 모든 이들이 한 자리에 모여 한 해를 결산하고 마감했습니다 #. 사람도 늙고 마을도 늙어 사소한 일 마저 아귀가 쫀쫀하게 맞지 않으니 이런저런 시비가 일고 더러는 목소리가 커지기도 합니다. #. 그러나 기어이 하나가 되고자 하는 일, 점심 상이 마련 되기 전에 모두들 다독다독 정겹습니다. #. 그리하여 권커니와 잣 커니가 늘어지고 #. 시비로 키웠던 목소리를 모아 건배 소리 우렁 차더니 해넘이 무렵 기어이 마을 많은 이들이 대동 꽐라가 되었습니다. #. 집으로 돌아가는 길, 눈 위에 갈짓자 발자욱이 어지러우니 #. 산속 지붕 낮은 집들에 모여 사는 모두들 한 해 잘 건넌겁니다 딸꾹~

소토골 일기 2023.12.21

치명적 짝사랑,

#. 산 길 걷기 한 시간쯤 밖으로는 땀이 나고 안에서는 겁이 나는 이상하고 따듯한 겨울, #. 사회적 고자질 정도를 기사라고 이름하여 온갖 것들이 왈가왈부한 기후 위기 경고는 이제 경고의 선을 넘은 코 앞의 일이다. #. 그리하여 대설이 지난 날 산꼬댕이 조차 영상 18℃, #. 개구리 나오고 새싹 돋을라· · · #. 정우가 한자급수시험을 본다고 여러 날 책에 매달려 몸살을 하더니만 100점 합격을 축하 한다고 케잌에 더불어 준비한 바깥 음식 자리, #. 돈 쓰고 기꺼이 박수 쳐 주어야 하는 백수의 자발적 손재수, 그 치명적 짝사랑,

풍경소리 2023.12.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