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네팔을 떠돌고 있는 이들이 꾸샤풀(吉詳草)로 만든 방석 위에 석가모니처럼 앉아 해맑은 얼굴의 사진을 보내고 산골엔 또 눈이 내리고 나는 우익지욱이 쓴 오래 전의 주역선해를 읽고, #. 그리고 눈 부시지 않은 새벽이 왔다. #. 그럭저럭 새 해 첫 달도 어느새 하순의 날들, #. 춥다가 덥다가 눈이 오다가 맑기를 두서없이 반복하던 아득한 허공에 다시 바람이 일고 낯 선 발자국 소리로 눈이 내린다. #. 깡총 소한도 대한도 건너뛰었으니 이제 곧 입춘, #. 그렇게 봄이 온다는데 나는 또 무엇을 하고 누구를 기다려야 하나 #. 겨우내 게을렀던 손을 정갈하게 씻고 공손하게 먹 갈고 붓 들어 입춘첩 몇 장을 쓰고자 한다. #. 입춘대낄 하여 그냥다정 하고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