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록바람 풍경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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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멋대로 살기

이 집에 대들보 올린지 근 4년을 넘어 서서 이런 저런 손질거리들이 생기는 것도 그러려니와 애당초 들어가 누울 마음으로만 서둘다 보니 대충 대충 건성 건성의 부분들에 슬 슬 식상해 갑니다 몇 개월 전부터 시작된 아내의 성화는 주방이며 거실의 조도가 너무 낮다 그러니 어떻게 손질 좀 해 보자 집 지을 때는 손수 팔걷어 부치고 앞장을 서더니만 관리와 부분 손질의 문제는 철저히 마당쇠의 역할 이라고 정의해 버린 탓인지 이건 이렇게 저건 저렇게 입 채근 뿐이지 도움이 되질 않습니다 그래 그까짓거 옆집 아지매 소원을 들어 주는 것도 아닌데 획기적 발상과 신선한 감각으로 아내에게 선물을 준비하는 마음으로...하나 해 보자~ 원주 장날을 택해서 어슬렁~ 장거리를 돌아 봅니다 좌판 벌이기 무섭게 해장술 부터 한잔 걸치..

소토골 일기 2005.11.14

마늘을 놓다

벌레도 먹고 새도 먹고 자연도 먹은 뒤이지만 크리스마스가 되기 전에 이렇게 많은 들깨를 베었습니다 들깨를 베어 아름으로 나르는 동안 코 끝에 감기는 진한 향기, 이래서 들깨를 취소(臭蔬)라고도 이름 했구나... 또 다른 게으름이겠으나 이제 새들은 그만 먹으라고 마르는 동안 비닐 망으로 단도리를 했습니다 별스럽지 않은 가을날 농부의 일상이겠으나 두고 두고 벼르기를 근 한달이었으니 들기름이 되어 목젖을 넘거나 말거나 이렇게 매듭 하나 지은 것 만으로도 입찢어지게 행복 합니다 날나리 농사꾼... 처음 이 산골로 이사 오던 해 집 뒤의 밭 한켠을 호비작~ 헤비작~ 파 헤쳐서는 마늘을 심었습니다 무려 다섯 접, 그 이듬 해 우리는 세접의 마늘을 수확했고 내 손으로 심은 쪽마늘이 다시 통마늘이 되어 돌아 왔다는 사..

소토골 일기 2005.11.0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