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록바람 풍경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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옷 짓고 장작 마련하고

혜원이 옷 만들기가 한창이다 요즘 세상 그까짓거 마땅한 것으로 골라 하나 사 입으면 되지...하면 그만인데 이 우스꽝스러운 모녀는 몇날의 여유 시간들을 맘 놓고 빈둥거린 끝에 오리엔테이션이 임박한 어제 오후부터 요란 법석을 피우기 시작했고 그 여파는 당연히 일주일만에 한번 꼴로 찾아 오는 주말의 내 여유 시간에도 회오리 바람을 일게 했다 거실에 피울 장작을 준비해야 했고 재봉틀이 있는 작업실의 석유 히터 가동을 위해 석유를 사 들여야 했고 당연히 아내의 몫이던 개 밥 주기며 일상적 가사의 소소한 부분들이 내 몫이 되어 뒹굴고 있었다 이른 저녘을 마친 뒤에 작업실에 들어 박힌 이 모녀는 나 홀로의 거실 잠에는 아무 마음 씀이 없이 달그락 거리는 걸음으로 종종 걸음 이더니 지금 이 이른 새볔의 시간에는 혼곤..

소토골 일기 2005.05.1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