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록바람 풍경소리

풍경소리

과연 12월,

햇꿈둥지 2021. 12. 1. 08:28

 

 

 

#.

마을 안에 제법 정들었던 동갑내기가

갑자기 이사를 한다고 했다.

서울 언저리 도시로 집을 옮기는 연유가

아이들을 돌보기 위해서라는데,

 

#.

산천에 방생하여 노닐던 몸을

스스로 대처의 아파트에 가두는

형벌 같은 일,

 

#.

허긴 뭐

아이들 옆댕이로 쫓아가서 돌보기 수를 만들거나,

아이들이 옆댕이로 옮겨와서 돌보기 수에 걸리거나

그게 그거,

 

#.

하필이면

나날이 추워지는 계절의 헤어짐이니

떠나고 남는 서로가 쓸쓸하기 짝이 없다

 

#.

당분간

항우울제를 한 사발씩 마셔줘야겠다.

 

#.

마침

그가 살던 집을 토굴 삼아 노스님 한분이 오신다 하니

이제 그만

뒷산 신령님은 방생해 드리고

스님과 더불어 꼼수 장기나 때리며

겨울나기를 도모해야겠다.

 

#.

사람도 떠나고

세월도 떠나서

어느새 12월,

 

#.

첫날부터

강 추위가 몰려온다고

티븨마다 며칠째 엄살, 

 

#.

산 추위 맞짱도 버거운 터에

강 추위 조차 맞아야 하는

양수겸장의?

겨울,

 

#.

가심팍에

모서리 날카로운 바람이

우수수 일어서고

깊은 밤 잠 길에 누에처럼 자주 깨는 연유가

식어가는 달빛 탓 만은 아닌

 

#.

대설 앞 세워 놓고

동지가 가만히 옹크려 있는

12월,

'풍경소리' 카테고리의 다른 글

그리고 다시 새롭게,  (0) 2021.12.31
하세월 글 공부,  (0) 2021.12.19
겨울로 가는 길,  (0) 2021.11.11
起死回,秋  (0) 2021.10.30
가을 나들이  (0) 2021.10.1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