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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주 며느리의 둘째 출산 전에
응원 차 나선
서울 나들이 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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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에 얹어
김장 전 젓갈 구입을 해야 한다는 아내의 음모 속에
낑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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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우젓 배에 잡혀 가나
새우젓을 위해 잡혀 가나
남자에겐 다 위험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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짐꾼 역에
물주 역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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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만 위로되기는
출렁이는 물속에서 잡혀 왔다는
눈 맑은 전어와
등 굽은 새우 한 접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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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서의 집에서 낯 선 하룻밤을 보내는 사이
산골에는 한파주의보가 있었기에
되돌아 당도해 보니
이제 막 물들어 가던 가을은 요절해 버렸고
흥건한 추위만
점령군처럼 진주해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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떠나기는 가을 날
돌아 오기는 겨울 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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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집한 아파트와
차들이 미어터지는 수많은 길과
함부로 햇빛을 튕겨내는 윤기 나는 차들과
그 숨 막히는 도시를 차창 밖으로 훔쳐보는 내 내
이 시절의 모든 사람들 조차
멸종 위기종이 분명하다는 우울한 생각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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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인디언 보호구역 같은
산골짜기로 돌아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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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들방에 불 넣은 뒤
연한 갓으로 겉절이를 만들어 받든
가난한 밥상 앞에서
비로소 안도하였으므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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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 이틀
치렁한 달빛 끌어 덮어
다독 다독
잠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