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록바람 풍경소리

풍경소리

겨울로 가는 길,

햇꿈둥지 2021. 11. 11. 20:02

 

 

#.

기어이 보내야 할 가을과

서운한 인사도 나눌 새 없이

털썩 눈이 내렸다.

 

#.

별리 아닌

격리,

 

#.

그렇게

겨울이 되었다.

 

#.

입동 지났으니

눈이 오든

얼음이 얼든

겨울의 적법 통치이다.

 

#.

선홍색 단풍잎 위에 쌓인 

하얀 눈의 대비

그저 춥고,

 

#.

이제부터

산골짜기는

겨울 치하,

 

#.

하늘은 여전히 흐린 채

일기예보의 비를

언제든지 눈으로 바꿔 뿌릴 수 있도록

채비가 탄탄도 하여

 

#.

적사장의 모래도

제법

임전태세를 갖추어 가는 날들,

 

#.

먼 곳의 소리들이

이승의 가장 낮은 곳에서 들리는듯한

이명 같은 징후들,

 

#.

여전한 철딱서니 결핍 증상으로

넉가래 보다

눈썰매 먼저 찾아 놓았으니

 

#.

겨울과는

또 이렇게

냉랭한 동거를 시작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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