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록바람 풍경소리

소토골 일기

비 오십니다

햇꿈둥지 2006. 5. 22. 17:46

 

 

"비가 온다"...고

먼 소토골에서 사무실까지 전화가 왔습니다

 

파 심고

고구마 심고

주천 장에서 묘종도 사다 심고...심었는데

 

기똥차게 때 맞추어 비가 오신다고

봄비처럼 맑은 목소리로 아내가 전화 했습니다

 

이 비를 맞고

모든 작물들이 우쭐 자라나서

초록은 맘 놓고 짙어지고

잎새들은 너울 거릴 겁니다

 

들 넓은 경기 지역에는 벌써 감자 꽃이 피고 있고

옥수수들도 한껏 키를 키우고 있는데

 

자라는 작물들의 대견함만 보다가 자칫 간과 할 수 있는 문제,

 

풀들은 안 자라나 뭐~

 

살금 살금 눈치 봐 가며

옥수수도 심고

 

위장 효과를 노려

 

감자 밭 너머

오이 밭 너머

고추밭 사이에 고구마를 심었는데

멧돼지의 헷갈림 유도를 위한 의도가 충분 함에도

요녀석들이 잘 헷갈려서 파 먹지 못할까?...

 

요거 쪼금 자신 없는 일이지만

 

눈치봐서 들킨거 같으면

멧돼지들 허망 하라고

고구마 대신 고구마 줄기나 일찌감치 걷어 먹고 말지 뭐~

 

내년에는

고추 한모 심고

오이 하나 심고

토마토 하나 심고

옥수수 하나 심고...

 

여기 저기

들쭉 날쭉 섞어 심어 가지고

멧돼지들이 정신 없어 파 먹다 말기를 꾀 해 보리라...

 

초록비 내리는 창가에 매달려

개떡 같은 그림만 그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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