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가 온다"...고
먼 소토골에서 사무실까지 전화가 왔습니다
파 심고
고구마 심고
주천 장에서 묘종도 사다 심고...심었는데
기똥차게 때 맞추어 비가 오신다고
봄비처럼 맑은 목소리로 아내가 전화 했습니다
이 비를 맞고
모든 작물들이 우쭐 자라나서
초록은 맘 놓고 짙어지고
잎새들은 너울 거릴 겁니다
들 넓은 경기 지역에는 벌써 감자 꽃이 피고 있고
옥수수들도 한껏 키를 키우고 있는데
자라는 작물들의 대견함만 보다가 자칫 간과 할 수 있는 문제,
풀들은 안 자라나 뭐~
살금 살금 눈치 봐 가며
옥수수도 심고
위장 효과를 노려
감자 밭 너머
오이 밭 너머
고추밭 사이에 고구마를 심었는데
멧돼지의 헷갈림 유도를 위한 의도가 충분 함에도
요녀석들이 잘 헷갈려서 파 먹지 못할까?...
요거 쪼금 자신 없는 일이지만
눈치봐서 들킨거 같으면
멧돼지들 허망 하라고
고구마 대신 고구마 줄기나 일찌감치 걷어 먹고 말지 뭐~
내년에는
고추 한모 심고
오이 하나 심고
토마토 하나 심고
옥수수 하나 심고...
여기 저기
들쭉 날쭉 섞어 심어 가지고
멧돼지들이 정신 없어 파 먹다 말기를 꾀 해 보리라...
초록비 내리는 창가에 매달려
개떡 같은 그림만 그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