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볔잠이 없어지고 있다
개별적인 상황이 이러하다면
베잠방이에 갓 떨어진 밀짚모자 하나 쓴 뒤에
삽자루 하나 둘러 멘 밭고랑 순시가 어울리겠으나
퍼즐 조각 이거나
아이들 환장하게 좋아하는 핏자처럼 조각난 시간을
일 없이 어정거리게 된다
오월은 수줍다
언제나 이렇게 짙은 안개의 장막을 걸치고 있다
목욕을 끝내고 물기를 갓 털어낸 여인네 속살처럼
싱싱하고도 푸른 들판
모든게 살아 있다
뜯어도 뜯어도
먹어도 먹어도 넘치는 뜰밑 돌나물...
화수분이 따로 없다
지명이 신림(神林)이니 밤새운 어둠과
신새볔 짙은 안개 속에서는 귀신들이 잔뜩 활보 했을까?
노랑 구신
빨강 구신
얼룩이 구신...
단 한번도 늦잠을 자지 않는 산새들 속에
오늘 아침엔 뻐꾸기 울음소리 청량하다
그 새소리 따라
어둠과 안개의 장막을 걷어내고
숲속의 나무들
다릿심 좋게 일어서는
아름다운
아침
매일이 그러하듯
이 아침 또한
기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