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푸르렀던 생명들이 속으로 여물어 자못 숙연한 계절, #. 누옥의 창문을 모두 닫는다. #. 겨울준비 삼아 집 주변을 정리한다. 그래봤자 이 구석에 방치되어 있던 것들을 저 구석에 다시 감춰두는 일, #. 작은 바람에도 함부로 떨어지는 나뭇잎들, #. 세월조차 함부로 쏟아져 어느새 십일월의 첫날, #. 흐리고 비가 내리고 그 빗 속에 겨울이 내렸다. #. 모서리 날카로운 바람이 자주 문틈을 기웃거리고 이르게 서리도 눈도, 덤으로 우박도 내렸으므로 가을은 가만히 등 돌려 서러운데 추녀끝 바람 가득 어느새 겨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