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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넘이 무렵
우수수
갈기 세운 바람이 일어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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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 아래 마을보다
겨울은 열 걸음쯤 앞 서 오고
봄은 열 걸음쯤 뒤에 오곤 하는
산 꼬댕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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찬 이슬 내리는 아침마다
춥
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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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울 옆 갈대들이
불끈
하늘을 받치고 일어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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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보다 먼저 눕되
겨울의 이정표가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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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부터 소슬하게 추우니
가을날들 마다
홍역 같은 외로움을 앓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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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을 구실 하여
200여 권의 책 덜어내기를 했다
그래 봤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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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부터 무성하게 자란
마당가 나무들을 정갈하게 손질해 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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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늘 귀퉁이가
살짝
단정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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뒷 산 정수리가 헐렁해지기 시작했다
가을이 떠나고
겨울이 들어 설
길을 만들 모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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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을 안 아우들이
소득 없는 뒷 산 버섯 따기 끝에
한 집 들러 한 잔
두 집 들러 두 병
내 집이 마지막인지
팔과 다리가 몽땅 잘려나가 알아들을 수 없는 억지 말들이
퐁당퐁당 술잔으로 뛰어들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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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게
가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