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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 삼년 빈집의 장독대 같은 꼴을
이젠 좀 정갈하게 정리해 보리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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까짓것 두어 시간이면 하고 덤빈 일은
한나절 땀 흘림 끝에 마무리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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땀 흘리는 길에
아래 윗 마당 뜨락의 어지러운 풀들과
얽히고설킨 덩굴들을 걷어내는 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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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아버지를 흉내 내어
베어서 함부로 널어놓았던 댑싸리로
빗자루 몇 개를 묶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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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로소
마당 쓰는 맛이 느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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싹을 키워
심어서
키우고
거두어
온 정성으로 말린 뒤에
꼭지를 떼어낸 후 곱게 빻아야 먹을 음식이 되는 고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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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실에도
이 방과 저 방에도
신발 속에도
침대 위에도
책갈피에도
강아지 콧등에도
온통 고추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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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내가
뒷밭의 배추 몇 포기를 골라
햇 고추가루로 김치를 담근다기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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홀로
집 주변 주변
발에 치이는 대로 종종거리다 보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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벌인 일은 가을걷이
사람 꼴은 가을 거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