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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찌감치
겨울에 코뚜레를 끼우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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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하여
매년의 경우처럼
겨울에 멱살 잡혀 허둥지둥 끌려가기보다는
겨울 앞에 서 서
겨울을 끌고
추위 속으로 당당히 들어서겠노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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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부터
일찌감치
이곳저곳을 손질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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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 지은 지 스무 해가 더 되어 가는데도
급하지 않음을 이유로 내동댕이 쳐 놓았던 것들을
두서없이 엄벙덤벙 해 치우는 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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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리 아랫부분 흙벽이 마르며 생긴 틈새와
구들방 구석 연기 새는 곳과
안과 밖 전구 교체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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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 주변 주변
폐가의 거미줄을 걷어내고
여름 며칠의 노고 끝에 내팽개쳐진
농기계들을 치장해 두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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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골짜기 두 사람 살이조차
이토록 손질할 일이 많으니
사람 살이는 참 번잡한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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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는 길에
햇볕에 삭은 나일론 빨랫줄을
산뜻하게 바꾸었더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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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내의 입 벌어진 칭찬은
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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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 십여 년을 함께 낡아가던 지게가 망가졌으므로
다시
새 지게를 하나 장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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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깨에 불끈 힘을 모아
삭풍이 옷섶을 헤쳐대는
겨울 산을 져 내려
누옥의 가난한 방을 덥히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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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온기 속에
안온함을 도모하여
궁노루 한숨처럼 우는 깊은 밤들을
곱디 고운 꿈으로 엮어 낼 수 있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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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이
제아무리 춥고 긴들
낭만 이거나
더러는
낙망쩍 겨울 놀이가 될 것,