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록바람 풍경소리

소토골 일기

동동 시월,

햇꿈둥지 2023. 10. 7. 04:03

 

#.
문득
가슴부터 시린
시월,

#.
봄은 한 걸음 늦게 오고
겨울은 열 걸음 빨리 오는 산골,
바람 모서리가
부쩍
날카롭다.

#.
마지막 고추를 거두고
들깻잎을 따고
고구마를 캐고

#.
이렇게 동동거리다 보면
어느 날 불쑥
점령군 같은 겨울이 닥치곤 했었다.

#.
헝클어진 바람이 추녀 끝 풍경을
함부로 걷어차고 지나가는 산골

#.
아침 안개속에
가만히 옹크려 있는
겨울을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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