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록바람 풍경소리

소토골 일기

겨울로 가는 길,

햇꿈둥지 2023. 10. 18. 03:27

 

#.
추운 거미는
단풍잎과
이슬로 연명 중,

#.
박제된 여름,

#.
예보된 1℃에
산골짜기 하늘은
마음 놓고 무서리를 쏟아부었다.

#.
뜨거웠던 여름의 기억조차
세월의 나이테에 묻혔으므로
누옥의 창문을 모두 닫는다.

#.
길게 누운 산그림자 끝에 앉아
고구마 대신
줄기를 거두는 동안

#.
우르르
산비탈을 내려온 바람이
내게
겨울로 가는 길을 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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