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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절 전에
위와 장을 모두 들여다봐야 했다
그리하여 단골병원 의사는
나보다 더
내 속을 잘 아는 사람이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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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 진 자리마다 옹골진 열매가 되어
가을바람에
허공 그네 뛰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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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내는
아이들 명절빔을 손수 만들겠다고
며칠의 밤이 깊도록
재봉틀 신공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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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림의 정수인
밥 짓기
설거지 하기에
집 안 청소하기를 며칠 째 임에도
보조역으로 주변 맴돌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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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도 얼른
재봉틀을 배워야겠다.
장차
생존의 문제가 될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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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지도 말고
가지도 말자고
그래서 오롯이 나를 위한 명절을 만들자고
일찌감치 못 박아 두었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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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절 뒤의 휴일이 넉넉도 해서
하늘을 뛰어오르고 싶은 아이들이 우르르 산속으로 몰려들었으므로
천방이 갈라지고 지축이 흔들리는 날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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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웃 도시의 유적지를 둘러보자고 나선 길,
가을 하늘 아래
풀 밭에 놓인 양떼 처럼 아이들 신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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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게
추석이 가고
한로와 상강 뒤에 가만히 옹크려 있는
성급한 겨울 자락을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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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환이고
순리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