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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마라는 이름은 이제 전설이 되어서
집중 호우
지역적 폭우에 더 해
극한 폭우라는 다분히 위협적인
언론 중심의 날 선 표현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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많은 비,
정도로도
충분히 질척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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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도
내일도
또
내일도
비가 온다고 하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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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늘에선 빗방울이
전화 속에는 문자들이
시도 때도 없이 퍼부어지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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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러 날 지나도록
노을을 보지 못했으나
꽃들은
노을빛으로 화창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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곧
옥수수를 벨 것이므로
옥수수 아래에 들깨를 심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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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라리 농사거니
시골살이 여러 해 동안의 내공인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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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은 자리에 관계없이
어쨌든
깨 쏟아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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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 앞,
보이는 곳까지만 심으면 끝이 날듯 할 무렵
무거웠던 하늘은 기어이 비를 쏟아냈으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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땀에 젖으나
비에 젖으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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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법 낭만스러운
낙망적 일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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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역에 관한
다섯 권의 책을 아홉 번 읽은 끝에
그저 파적 삼아 점을 쳐 보기로 하여
시초가 아닌 8괘 주사위를 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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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로지 점에 매달려
알 수 없는 앞날의 일을 염탐하고자 한다면
성실해야 할 오늘을 어이해야 할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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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긴
책마다 글마다
적지않이 견강부회로 느껴지는 부분들이 있으니
놀이 이상의 의미를 두지 않기로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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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 번째 점 볼 이는
아기 고양이 분양 인연으로 만난
재 넘어 사는 젊은 부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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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가가 있는 방에 앉아 차 한잔 마시다가
구석에 쌓인 주역 책에 홀려
점 보기를 청 하고 반 장난으로 약속한 일이
이 꼴이 되고 말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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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양이 세 마리 무장 입회시켜
서복의 신빙을 입증코자 함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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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술도 좀 있어야 하는거 아니냐길래
조금 글로벌스럽게
수리수리 마하수리와 함께
believe it or not... 에 더 해
那模婆伽跋帝 鉢喇壞... 의 금강 진언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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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 아래를 오르내리는 물덩어리가
뒷 산 능선에 걸터앉아
며칠째 거친 비를 뿌려댄 통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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밭 가의 코딱지 도랑조차
찰랑 물이 흐르기 시작했으므로
이를 기념하여 탁족에 삼겹살 구이를 해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