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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릴 쩍
체육시간에 하던 평균대 건너기를 지독히도 못 했었다
3미터쯤의 그 길이를 아슬아슬 건너다가
중간에서 똑 떨어지던
세상 무너지는 것 같은 낙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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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의 한 생
평균대 건너기 같아서
아슬아슬 비틀비틀 걷다가
기어이 평균대 위의 펭귄 걸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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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왜?
이름이 평균대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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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딱지 같은 집들이 옹송옹송 모여 사는 마을에서 뚝 떨어져
형벌처럼 옹크려 살던 이들이 있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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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집이 그러했다
막 다른 길 위의
외딴집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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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 종일
사람의 기척보다는 산짐승 기척이 더 빈번했고
늘
고요했으므로
수다스러운 새소리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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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 끄고
별 켜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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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둔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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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 오름 길이 열리고 난 뒤
사람의 일도 열려서
이런저런 소요가 소요를 일구더니만
기어이 집 아래에 이웃이 생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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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렵게 어렵게 농막 하나를 들인이가
농막을 중심으로
화장실을 만들고
농막보다 더 큰 창고를 만들고
볕 가림을 만들고
만들고
또
만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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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어든지 하고 싶은 그 마음
백번 이해하고 말고,
하여
고개 빼어 부를 수 있는 이웃이 있어 좋다고
나 스스로에게 말하듯
그에게 얘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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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도
나도
또 오늘
아슬아슬 비틀비틀
일생의 평균대 위를 걷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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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 잡자구
우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