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마스님~!
만약에 말 입니다 누군가가 가출을 했다고 칩시다
그런데 막상 튀어 나와서 보니까 머 집구석이나 집 밖이나 그저 그렇더라...
그래도 어쨌든 맘 먹고 튀어 나온거니까
여기 저기 이곳 저곳을 기웃거리다가 그럭저럭 시간은 가고...하다 보니까 다시 제자리로
돌아 가고는 싶은데 그게 뭐 쪼끔 멋쩍기도 하고 모~ 이렇더라
그런데 바로 이런 때에 아주 마음 맞는 이가 하나 있어 '그래 까짓거 내가 손 잡고 같이 갈테니
우리 함께 집으로 가자' 상황이 이렇게 되면 들어 가는 넘 맘이 쫌 편치 않겠습니까?"
"아 그런데 누가 가출 했냐구요~~~"
"아니요
말 하자면 상황이 비스므레 하다는 거지요"
"아 무슨 상황이 비스므레 하냐구요~~~"
비유가 아닌 실제의 상황을 설명 하자면
이곳 치악 골짜기로 서식처를 옮긴 뒤에
먼 안양으로부터 용소막 성당으로 교적을 옮겨 놓은 후
신자분들 대부분이 연세드신 분들이니
아이들 하고 놀아 주랴
성가단 일 맡아하랴
사진 찍어 드리랴
이 일 저 일을 떠맡아 하다가...하다가...
집 짓는 일이며
집 다 되고나니 주말마다 손님들 오시지
차츰 차츰 띄엄 띄엄...이 이어지다가
에라이~
발라당 방학...이 되어 그럭 저럭 5년여의 시간이 지나 버렸다
몇일 전
저녘에 아내와 술 한잔을 하다가
이제 그만 제자리로 돌아 가자는 아내의 얘기를 듣고는
멀리 계신 토마스,별꽃님께 억지에 떼고집을 부려
결국 두 분이 집 나갔던 늙은 양 한마리와 폐계닭 한마리를 제자리로 인도하는 중책을 떠 맡아 주셨다
신부님도 바뀌고
수녀님도 바뀌고...
성가대원들의 반가운 인사며
연세 드신 분들과의 반가운 인사 끝에 할머니 한분께서 한참을 들여다 보시다가 하시는 말씀이
"거 사진쟁이 양반 아니래유?~"
"아니 으디를 갔다가 이제서야 왔대유?~"
"할머니 사실은 사진관이 망해 가지구유 저기 아프리카 나라에 가서 오년 내내 눈 치우는 일을 하다가 다시 왔대유~"
"아이구 그랬대유? 그기두 눈이 음청나게 오는 모양이지유~"
모 기냥~ 이렇게 넘기던 중에
새 수녀님께서 물어 보십니다
"본명은 뭐라고 하시나요?"
"네에~ 평소에 술도 많이 먹구 그래가지구요
곤드레만드레 라고 합니다"
"????????????? 갸우똥~~~~~"
하미 을매 못 갈 것 같대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