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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 그렇고 그런 백수의 날들
바쁠게 뭐 있나?...
어정 걸음으로 절대 뛰지 않으리라 다짐을 했었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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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 번째,
이곳으로 이사를 결심한 딸아이는
살던 집을 비우고
이사할 집에 들기까지 한 달의 공백을 만든 뒤에
온 가족이 전국 캠핑 여행을 하다가 일주일쯤은
함께 지내기로 하는 풀 행복? 기간을 준비해 놓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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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번째,
덫에 치였던 고양이는 아내의 지극한 치료에도 불구하고
일주일 만에 곱게 묻어주어야 했다.
49재가 며칠 남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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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 번째,
보낸 고양이에 대한 슬픔을 위로한다고
태어난 지 일주일 된 아기 고양이 한 마리를 입양하기로 했는데
며칠 뒤 급한 전화가 왔다
그 집의 어미 고양이가 덫에 치어 죽었다는 것,
이놈의 동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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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 번째,
이 정신 사나운 통에
바둑이 콩이가 땅 속 굴을 파고는 두 분 불출하여 확인해 보니
세 마리 강아지를 끌어안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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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장은
아들네 집과
먼 도시에 사는 큰 집과
우리 집과
또 뉘기 누구네 집을 합하여
네 번의 번잡을 절이고 버무린 끝에 쫑이 났는데
마지막 배추는 조금 덜 절었다는 아내의 푸념에
대신 우리가 푸욱~ 쩔었으니 되었다...라고 위로해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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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미 잃은 아기 고양이는
아내가 손수 우유를 먹여 키웠으므로
제법 자랐음에도 아내의 그림자가 되어 버렸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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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사 전
잠시 함께 살이를 했던 정우 정환이는
배터리를 갈지 않아도 24시간 움직이는
고양이와 강아지가 생겼으므로
최고의 외갓집을 누리고 있다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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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달여의 산 중 소요가
이제 모두 제자리를 찾은 날,
옮겨서 처음 등원한 유치원에서 만들었노라고
사진 속 밥상을 들고 들어 온 정우와 함께
냠냠냠~
참 맛있는 저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