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록바람 풍경소리

풍경소리

겨울 마중

햇꿈둥지 2020. 11. 28. 06:55

 

 

#.

겨울이 바쁜 걸음으로 다가오고 있다고

추녀 끝 풍경

고자질이 소란스러운 아침,

 

#.

밭에 남겨진 못난이 배추들을 거두고

이제 단풍빛으로 잎이 변해 갈 참인

갓을 알뜰하게 거두어

김장 끝 여벌의 파김치를 담금으로써

가을은 끝이 나고

겨울이 자주 문 틈새를 엿보기 시작한 날,

 

#.

네팔 여행의 도반님들이

코로나 갑갑증을 견디다 못해

이렇게 라도... 떠나 보자는 제안이 있어

우리 모두는 기꺼이 이웃 도시의 마애불을 뵙기로 했다.

 

#.

양각되거나

선각되어

돌 밖으로 자비로운 걸음을 시작하신 

돌이되 참 따듯하게 느껴지는

품,

 

#.

의도하지 않게

일일 문화해설사가 되어

삭풍의 가림막 노릇을 했다.

 

#.

노을이 내리고

겨울이 뒹구는 황량한 폐사지

사람의 일은 

숱한 세월이 흐른 뒤에도 여전히 눈물겨우니

 

#.

어둠 내리는 벌판에

낭랑한 독경소리

문득

외. 로. 워. 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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