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록바람 풍경소리

풍경소리

혼재 계절

햇꿈둥지 2020. 11. 15. 17:41

 

 

#.

해 넘이부터

아침이 되기까지는

겨울,

 

#.

금빛 햇살이 찰랑대는 한낮은

가을,

 

#.

어수선한 산 속,

겨울의 머리와

가을의 꼬리에 매달려 흔들리는 동안

 

#.

하염없이 낙엽 지고

속절없이 세월 가고,

 

#.

문자 하나 도착 할 때 마다

코로나 환자 한명씩이 늘고 있다.

 

#.

가만히 산 중에 들어 앉아

나날이 세상에 대한 경계를 키우는 일,

사람의 일들은 오늘도 불안하다.

 

#.

코로나에 갇히고

노환의 영감님 수발로 발이 묶인

붓글씨 도반님 댁을 찾아

김장 김치 한통을 나누어 드렸다.

 

#.

어수선 난국이라고

문간마다 체온을 재기만 할게 아니라

체온 담긴 사람의 정이 나누어져야 할 때다.

 

#.

푸른 바다를 떠나

푸른 하늘 아래 몸을 매달아

가을처럼 건조하게 말라가는

 

#.

명태 였다가

코다리 였다가

이제는 북어가 되어 가는 생명들,

 

#.

풍경 아래

마른 몸을 흔들어

푸른 파도소리를 염불처럼 쏟아내고 있다.

 

#.

11월의 한 복판,

가을은 멀어지고

겨울은 닥아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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