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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년 넘어의 분주함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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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어진 글을 달달 외워
아이들에게 들려주기를 하던 아내는
기어이
이야깃거리를 직접 생산하기로 하였으므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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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역 작가 모임에 뛰어들어
동화와 단편의 소설을 묶어 동인지를 발행했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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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표회에 와야 하지 않겠느냐는
은밀한 강요가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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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골살이
참
요란뻑쩍 하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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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마리 개집을
햇볕 바른 자리로 옮겨주고
강원도 목두꾼처럼 산발한 소나무 가지를 정리해 주고
안 해도 그만인 일들로 동동거리던 손길을 잠시 쉰 채
꽃 한 다발 들고 가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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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로 인한 원망들이
책으로 묶어지기 전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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낭독회와 뒤풀이 자리가 모두 끝난 시간
내일은
메주를 쑤어야 한다고 손가락 꼽음을 하고 있으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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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또 뭔 일로
뒷덜미를 잡히게 될 건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