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록바람 풍경소리

풍경소리

일상, 흔들림

햇꿈둥지 2020. 12. 6. 20:38

 

 

#.

정우네 가족이 가까이로 옮겨 온 후부터의

변화들,

 

#.

아이들 일로 내가 조금 힘들기도 하니

아이들도 나 때문에 힘들 수 있겠거니

가급적 거리 두기를 하려고는 하나

 

#.

멀리 살던 그 때 보다는 조금 더

자주 보게 되는 일,

 

#.

웃읍게도

내 집 밥상의 반찬과

딸아이 집 반찬이 같아지고 있다.

 

#.

병참선의 일치,

 

#.

코로나 덕분에

아주 오랜만에 스테파노를 만났다

둘째의 혼사 얘기를 물었는데

혼사 날 받아 놓고

아픈 수술을 두 번씩이나 했다는

숨겨 두었던 얘기들,

 

#.

그가 거듭 비우는 술잔의 수 만큼

가슴 한 복판이 아리다.

 

#.

차라리 내가 아픈 게 낫지,

한숨으로 버무려진 그의 한탄을 들으면서

백번 이해하고 말고

그 마음이 이 마음인 거...

 

#.

늦은 밤

허정 걸음으로 내 집에 들어

아궁이 가득 늦은 불을 넣고

별빛이 자꾸 흔들려 보이는 하늘을

매달리듯 올려다보다가,

 

#.

하릴없이

판화의 매화 송이에 붉은 채색을 하고

귀퉁이를 빌려

입 안에서 맴돌던 혼잣말을 기어이 써넣고 만다.

 

#.

바람 부는 대로

세월 가는 대로,

 

'풍경소리' 카테고리의 다른 글

한겨울 푸른 놀이  (0) 2020.12.17
맘 놓고 첫 눈,  (0) 2020.12.14
겨울 동화  (0) 2020.12.05
겨울 마중  (0) 2020.11.28
식사 하세요  (0) 2020.11.18